이재명 "삼성이 기본소득 얘기하면 어떻겠냐…이재용에게도 말해"

이 후보, 삼성경제연구소 간담회 참석
"'기본소득' 공약 철회 아냐…강행 않겠다는 뜻"
"저는 기업 친화적인 정치인"

↑ 삼성경제연구소 간담회 참석한 이재명 대선후보/사진=연합뉴스

삼성경제연구소(SERI)를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삼성이나 이런 데서 기본소득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기본소득 공약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오늘(3일) 이 후보는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삼성경제연구소를 방문해 차문중 소장 등의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그는 "미국 디지털 글로벌기업의 CEO 중 우리가 잘 아는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같은 사람들은 이미 기본소득을 도입하자고 나왔다"면서 "성공한 디지털 글로벌 기업 CEO들이 왜 그런 말 하겠나. 단순한 자비심에서 하는 얘기일까"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후보는 디지털 기업들은 영업이익률이 매우 높아 시장이 고갈될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이 다 죽는 거다. 수요가 결국 사라진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기업 생존 자체가 문제될 수 있고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최소한의 경제순환구조를 유지하려면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 특히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감소를 대비해야 할 시대에 하나의 대책, (기본소득이) 완벽한 대책은 아니라도 하나의 대책으로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면서 농담으로 삼성이나 이런 데서 기본소득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나"라며 "사실 제가 이재용 부회장님한테도 그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 후보는 지난 2일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기본 소득 정책도 국민이 끝까지 반대해 제 임기 안에 동의를 받지 못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기본소득 공약을 철회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대답하면서 "이 제도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 국민을 설득하고 토론하되 의사에 반해 강행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삼성경제연구소 간담회/사진=연합뉴스

또 이날 이 후보는 "저는 기업 친화적인 정치인"이라며 기업과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친노동은 곧 반기업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면서 "가장 친노동, 친기업적인 게 가장 친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노동과 자본이 상호 윈윈하는 길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차 소장은 “이 후보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데 대해 굉장히 감사하고 있다”라며 “기업 프렌들리한 면모를 많이 보여준 것 역시 인상에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간담회가 끝나고 선대위 대변인 홍정민 의원은 취재진들이 이 후보와 이 부회장의 만남과 관련된 질문에 "처음 듣는 얘기여서 언제 만났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오늘 (비공개) 발언 중에도 이 후보는 지속해서 '대기업이나 경제연구소에서 기본소득을 연구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라는 제안을 여러 번 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