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부산시 영도구 부산항에서 청년들과 함께 스튜디오와 좌석이 마련된 버스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
2박 3일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방문 중인 이재명 후보는 이날 부산을 방문해 4명의 청년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컨셉의 '국민반상회' 행사를 개최했다. 이 후보는 "다양하게 청년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방법으로 매타버스 안에서 국민반상회라는 걸 해보기로 했다"며 "아재 냄새가 나긴 하지만 국민반상회 스타일로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운을 뗐다.
'매타버스'는 '매주 타는 민생버스'의 약자로 45인승 버스 내부를 스튜디오 형태로 개조해 만들었다. 이 후보가 8주간 전국 민심 투어에 활용하는 버스다.
이 후보는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정보가 많은 사회일수록 진실만 유통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신화가 많다"며 그 사례 중 하나로 '여성할당제'를 들었다. 이 후보는 "요새 젊은 남녀 사이 오해도 있다"며 "그 중 대표적인 게 '20대 남성이 여성할당제 때문에 피해봤다. 폐지하자'(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고 '성할당제'다"라며 "'특정 성이 3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하자' 해서 실제로 누가 혜택 보느냐? 공무원 시험에서 남성이 혜택을 본다. 선생님들이나 공무원 시험에서 거의 여성이 된다"고 했다. 또한 "우리가 경기도 통합 공채 등으로 보면 여성 성적이 더 높다. 그래서 조정을 한다"며 "무조건 남성 30% 할당하고. 이게 현실인데도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할당제 폐지론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후보는 "이걸 아예 '없애버리겠다' 라고 하니까 막 박수친다"며 "이건 대표적인 신화 중 하나"라고 했다. 이를 두고 여성할당제 폐지론을 주장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당내 여성할당제 폐지를 공약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 같은 문제가 "대화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며 논쟁을 통해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전날 울산을 방문해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남녀 전 생애를 놓고 보면 여성이 너무 피해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임금도 (남성의) 60%지, 승진도 잘 안 되지, 아이들 키우고 보육하느라고 경력 단절되면 복귀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보전해서 평등하게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며 "그걸 하는 게 페미니즘"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들은 이 후보가 최근 '이대남' 표심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8일과 10일 당 선대위와 자신의 SNS 등에 '2030 남성들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한 이유는 홍 의원이 페미니즘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글들을 공유하며
이를 두고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춰야한다'는 글을 공유하질 않나, 이 후보의 청년 속에 '여성'의 자리는 없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과도한 '남클릭' 전략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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