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유불리 따지는 정치 구도는 생각하지 않아”
“차기 대통령 임기 절반 포기한다는 각오”
“선거주기, 정치체제, 선거법, 정당제도 바뀌어야”
“아래로부터의 반란, 새로운 정치 세력 필요”
“윤석열 최재형 과거 재단, 미래의 일에 의문”
“기본소득, 일의 미래와 함께 봐야할 문제”
“양당, 진정한 보수, 진보 가치 오히려 해쳐”
“부동산, 고용, 소득분배 개선 못한 것 겸허히 수용”
“사회 갈등, 남북, 외교 문제 가장 많이 참여한 정부 고위직”
“어떤 결정도 주저하지 않아, 조만간 국민께 말씀 드릴 것”
■ 프로그램: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시사스페셜)
■ 방송일 : 2021년 7월 25일 (일요일) 오전 10시
■ 진 행 : 정운갑 앵커(논설실장)
■ 출연자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기사 인용 시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출처를 반드시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정운갑>대선을 7개월여 앞둔 지금, 여야 정치권은 김동연 전 부총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흙수저 출신의 살아온 스토리와 경제 전문가로서 현실에 대한 인식 등을 장점으로 꼽습니다. 대권 도전을 시사 한 김 전 부총리를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동연>안녕하세요.
정운갑>국민의힘 뿐만 아니라요. 민주당에서도 김 전 부총리에게 ‘우리와 함께하자’ 이런 입장들을 계속 내놓고 있는데요, 정치세력과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를 강조했습니다. 이 범주에는 여야 모두가 포함되거든요. 그렇다면 제3의 길, ‘독자 세력화’를 얘기하는 겁니까?
김동연>지금 우리 사회와 경제 구조적인 문제, 20년 동안 지속된 문제가 지금의 정치 구도와 지금의 정치 현실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하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 아마 제일 좋기로는 기존의 정치세력이나 정치 엘리트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완전한 환골탈태를 하는 모습으로 가면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것이 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서 이와 같은 정치판을 바꾸는,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그런 시도가 있어야지 대한민국이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운갑>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제3지대에서 성공하는 등 사례가 있긴 합니다만, 대한민국 정치 현실에서는 그게 쉽지 않단 말이죠. 그래서 선거를 앞두고는 여야 어느 쪽을 선택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적당한 시기에 여권 또는 야권 후보와 단일화를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 그런 전망들을 합니다.
김동연>그런 생각을 가지고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어려워도 해야 할 일은 해야죠. 의미가 있는 일이라면 해야 하죠. 우리... 제가 만나본 국민들은, 이미 여·야 이런 구도를 뛰어넘으셨어요. 지금 진영 논리, 또 이념 논리 가지고 싸우고 있는 이런 판에서 염증을 내고 정치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거든요.
이런 것에서, 지긋지긋한 이런 판에서 벗어나서 세상을 바꿔 달라, 싸우지 말고 미래로 가자는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래부터의 반란’에서 빚어지는 새로운 정치세력도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만약에 기득권에 있는 기존의 정치세력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말로 환골탈태를 하고 국민을 위한 길로 나갈 수 있다면, 그와 같은 생각을 가지면서 변하겠다는 분들과는 함께 힘을 합쳐서 할 수 있는 것이죠.
정운갑>기존 정치권의 변화라는 게 사실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는데요. 그렇다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김 전 부총리가 꿈꾸는 제 3세력 등 내년 대선에 3자 구도도 염두에 두고 그 방향으로 가겠다. 이런 말씀이신 건가요?
김동연>길게 봐서 소위 말하는 정치 공학으로 이런 구도로 갈 것이다, 저런 구도로 갈 것이다, 세 유불리가 어떨 것이다... 이런 거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운갑>‘대한민국 금기깨기’라는 책을 보니까 대통령은 4년으로 한 차례 연임, 총리는 국회에서 선출하는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를 제시했던데요. 대한민국 변화를 위해서는 개헌이 필연적이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건가요?
김동연>저는 정치세력의 교체와 함께 정치 체제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여기에는 정치 체제 변화를 할 수 있는 개헌, 선거법, 정당 제도... 전부 다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헌에 있어서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통해서 지금 ‘제왕적 대통령제’를 변화시키고 정치는 줄이고 권력은 나누자, 하는 주장을 제 책에서 했습니다.
정운갑>대선과 총선을 함께 치르도록 ‘선거 주기의 변경’도 제시했던데요. 그러려면 2024년 4월 예정된 총선과 차차기 대선 일정을 일치시켜야 할 텐데요. 차기 대통령 5년 임기 중에 절반을 포기해야 하잖아요. 그것도 염두에 둔 제안인가요?
김동연>그렇습니다. 한 대통령 임기 내에 선거를 두 번째 치르자, 하는 주장을 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면 선거 주기를 맞추다 보면은, 만약에 다음 국가 지도자가 이와 같은 원칙 하에서 개헌을 해석이 된다면은 자기 임기의 반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하는 정도의 각오를 가지고 해야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자기 자신을 먼저 던져야죠.
정운갑>여야 대선주자 얘기 좀 해볼게요. 얼마 전에 윤석열 전 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서, 임기를 채우지 않고 정치하는 것을 과연 국민들은 어떻게 볼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런 비판을 하셨던데요.
김동연>헌법기관장이나 권력기관장 하신 분이, 정치를 바로 하고, 그것도 임기를 채우지 않고 나와서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운갑>대권 주자로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김동연>두 분 다 국가를 위해서 헌신하셨던 분들이죠. 감사와 이제 수사와... 이런 일을 하셨거든요. 이런 일들은, 대부분이 과거를 재단하는 일입니다.
저는 정치 영역은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하고, 길을 만드는 거거든요. 그리고 행정은 그 길을 잘 가게 하는 것이고, 사법은 그 길에서 어긋나는 것을 막거나 제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새로운 길을 만드는 미래에 대한 일, 그다음에 우리 사회의 많은 갈등 구조를 해소하는 일을 하는 정치가... 평생 그런 일을 하신 분들하고 어떻게 조화가 이루어질까에 대해서 좀 의문점을 가지고 있고요.
정운갑>지금 여권은 6명 주자가 뛰고 있고,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지율 1위입니다.
1호 공약으로 공정 성장을 얘기하면서 그 수단으로 기본소득 도입을 제시했습니다. 며칠 전에 재정구조 개혁이라든가 우선순위 조정 등을 통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를 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요?
김동연>제가 내용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우리 경제 전체 파이를 키우는 얘기는 좀... 미흡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고있고요. 겸해서 이 기본소득 관련해서는, 기본소득은 장기적으로는 일의 미래와 함께 봐야 할 문제입니다. AI, 로봇... 이런 것으로 인해서 일자리가 줄고 많지 않은 사람이 일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것에 대비해서 쭉 논의됐던 게 기본소득이거든요. 이것을 재난지원금이나 보편적 복지 차원으로 접근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정운갑>정책적인 측면에서요. 국민의힘과 민주당 김 부총리는 어느 쪽에 더 가깝습니까?
김동연>제가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이쪽입니까, 저쪽입니다.’ 예요. 저는 그 구도를 전제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어설픈 보수는 시장 원리를 강조하면서 시장 만능주의로 갑니다. 어설픈 진보는 시장 만능주의를 깨자고 하면서 시장의 원리를 깨려고 합니다. 좋은 정책은 저작권이 없습니다.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제대로 된 가치와 철학에서 좋은 정책은...
정운갑>양당의 가치와 철학에 대해서 비교 평가하기는 이릅니까.
김동연>둘 다 저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쪽 다. 진정한 보수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진정한 진보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가장 안타깝게 생각했던 것은 추구하려고 하는 가치를 잘못된 정책이나 정책 방향을 오히려 해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최저임금 문제다, 가야 할 방향이죠. 그런데 잘못하면은 추구하려고 하는 그 좋은 가치를 오히려 해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거든요.
정운갑>시장이 틀어질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신가요.
김동연>그렇습니다.
정운갑>일각에서는요. 윤석열, 최재형, 김동연 세 사람을 묶어 ‘문재인 정부의 고위직은 야권 잠룡의 하이패스다’ 이런 비판을 합니다. 추미애 전 장관은 문 정부의 실패 정책으로 지목된 부동산 정책 등과 관련해서, 김 전 부총리의 원초적인 책임론을 제기합니다. 이 점은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김동연>저는 정부에 있으면서, 부총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정책에 대해서 소신껏 얘기를 했고, 많은 대립각을 세우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이것은 정책 대립각이었습니다. 정부와,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지도 않았고요. 또 정치를 목적으로 그런 대립각을 세운 적도 없고요. 또 제가 있던 재임 기간 중에, 있었던 일에서 제가 책임을 지는 것이 책임 있는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일 년 반 재임 하는 중에 소득 3만 불 달성을 했고 성장을 3% 달성을 했습니다. 첫해 3.2% 달성을 했거든요. 뭐 그런 것들도 있지만 그때 있었던, 예를 들어서 고용 문제, 소득 분배 문제가 개선하지 못했던 것은 제가 겸허하게 수용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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