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인선을 앞둔 법무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4·7 재·보궐 선거 참패로 확인된 여론의 불만을 다독이면서도 임기 말 정권을 보호할 적임자를 찾아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은 형국입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오늘(12일) 차기 총장 인선 절차와 관련해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면서 "절차 예측이 어렵고 지금 당장 계획한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재보선이 끝나고 이번 주 내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후보자를 압축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유력했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이후 총장 공백 상태가 한 달간 지속되고 있는 데도 법무부는 이날 현재까지 후보추천위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법조계 안팎에서는 재보선 참패로 여권이 총장 인선에 더욱 신중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우리 편' 인사를 고집할 경우 여론의 역풍이 만만치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기 총장에 누구를 앉히느냐가 곧바로 이어질 대선 정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차기 유력 주자로 꼽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카드를 쓰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권 입장에선 확실한 '우리 편'이지만 '여론 반발' 리스크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고 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특혜 조사'를 받았다는 논란까지 불거진 것도 부담의 한 요소입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위태위태한 시국이라 차기 총장 후보를 잘 골라야 할 것"이라며 "만약 이 지검장을 총장으로 앉히면 대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정권과 검찰 간 갈등이 결과적으로 정권 지지율 하락과 선거 참패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양측을 원만하게 조율하면서 조직을 잘 이끌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임기 말 정권을 겨냥한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이를 막아 줄 총장을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 '청와대의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어차피 임기 말 총장이라 가장 신뢰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하고 싶을 텐데 가장 눈에 띄는 게 이성윤 지검장"이라며 "버리기 어려운 카드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