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한나라당이 기습 상정한 것과 관련해 법적 효력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단 국회 사무처는 정치적 영역이기 때문에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발을 뺐습니다.
보도에 엄성섭 기자입니다.
【 기자 】
한나라당은 국회 환경노동위원들이 조원진 의원의 사회로 비정규직법 개정안 등을 기습 상정했습니다.
추미애 위원장이 법안 상정을 하지 않는 등 직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게 기습 상정의 이유입니다.
▶ 인터뷰 : 조원진 / 한나라당 환노위 간사
- "사회를 보자마자 저희들이 의사진행 발언을 했는데도 의사진행 발언을 받아주지 않고 바로 산회를 시켜버렸거든요. 그것은 법안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이 사회를 안 맡겠다는 것이죠."
실제로 국회법 제50조 5항에는 해당 상임위 위원장이 위원회의 개회 또는 의사진행을 거부·기피하거나 직무대리자를 지정하지 않아 위원회의 활동이 어려울 경우 위원장이 소속하지 않은 교섭단체 간사가 위원장 직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핵심은 추미애 위원장이 정말 의사진행을 거부했느냐는 것입니다.
추 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의를 기피하지 않았고, 상임위에 출석할 예정이었다며 국회를 웃음거리로 만든 행동이라고 실소했습니다.
▶ 인터뷰 : 추미애 / 국회 환노위원장
- "독재정권에나 있을 법한 일입니다. 이 행태를 보면 얼마나 이 법을 한나라당 임의로 멋대로 처리하고 싶은지 간파하실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추 위원장은 환노위를 저녁에 공식 소집했습니다.
상임위 개회는 하루에 한 번만 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한나라당의 기습 상정을 무효로 하기 위해서입니다.
민주당은 또 지난 2004년 12월6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간사인 최재천 전 의원이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최연희 위원장의 직무대행을 선언하고 국가보안법폐지안을 상정했지만 원인무효가 됐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는 일단 자신들의 영역이 아니라고 발을 뺐습니다.
허용범 국회 대변인은 환노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정치의 영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결국, 비정규직법 개정안은 법안 내용은 물론이고 상정 여부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여야 간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성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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