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중도 실용 행보의 실체를 놓고 정치권의 논쟁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중도 실용론이 단순히 이념적인 수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여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임소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정국 혼란의 원인을 '이념 과잉'으로 진단했습니다.
그 해법으로 제시한 '중도 실용'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중도 실용'을 둘러싸고 논란만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른바 '떡볶이' 말싸움이었습니다.
▶ 인터뷰 : 이석현 / 민주당 의원(지난 26일)
- "이명박 대통령께 공개적으로 말씀드립니다. 떡볶이집 가지 마십시오. 그 집에 손님 안 옵니다. 또 어린아이들 안아 올리지 마십시오."
▶ 인터뷰 : 장광근 / 한나라당 사무총장(지난 28일)
- "대통령에 대해서 이런 정도의 비아냥과 증오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이것은 비판의 차원을 넘어서 상식 이하의 망언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이런 여야의 감정 다툼 속에는 '중도 실용'이라는 용어에 대한 시각차가 존재합니다.
우선, '이념'을 배제하겠다는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회창 / 자유선진당 총재(지난 26일)
- "중도보수, 중도진보의 그런 중도는 있지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무색투명한 중도라는 것은 말장난이다 이런 것이죠."
▶ 인터뷰 : 신율 / 명지대학교 교수
- "최소한 이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념 자체는 중요합니다.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은 국민이 저 사람에 대해서 저 정권에 대해서 저 정부에 대해서 예측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념을 떠나 앞으로 펼칠 서민과 중산층 위주 정책으로 '중도 실용'을 보여주겠다는 견해입니다.
▶ 인터뷰 : 진수희 /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소장
- "분열의 상태가 지속하면 안 되겠다는 판단에서 이분법을 뛰어넘는 실용적인 접근을 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판단에서 중도 실용을 이야기하신 것 같고요. 구체적으로는 많이 힘들었던 서민 친화적인 정책을 강화하겠다가 이렇게 이야기하시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정책 면에서도 야당과 시각차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민주당은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담뱃세와 주류세 등 각종 소비세 인상을 고려하며 반 서민적인 행보로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 김효석 /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장
- "행동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행동이 보이지 않습니다. 말치레 수준입니다. 거꾸로 가는 정책을 내부에서는 검토하고 있다. 서민 증세를 위시해서 거꾸로 가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은 믿기가 어렵죠"
▶ 스탠딩 : 임소라 / 기자
- "결국, 이번 임시국회와 정기 국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어떤 정책을 내놓느냐가 '중도 실용'의 윤곽을 그려낼 것으로 보입니다. "
MBN뉴스 임소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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