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일 전격적으로 공개한 옥중 메시지의 골자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보수의 통합'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 본인이 수감이후 처음으로 메신저로 직접 나서 보수통합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4·15 총선을 앞둔 정치 지형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우선 사실상 미래통합당으로 '태극기 지지층 결집'을 주문했다. 이는 총선을 앞둔 '보수야권의 지형'과 연관이 깊다.
현재 보수야권은 '제1야당' 미래통합당(전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조원진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이끄는 자유공화당, 홍문종 무소속 의원이 이끄는 친박신당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미래를향한 전진 4.0이 합쳐 미래통합당이 출범했지만 총선전까지 보수가 이 처럼 분열됐을 경우, 다가올 총선에서 자칫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박 전 대통령이 옥중서신 형태로 정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주문에 자유공화당은 즉각 화답했다. 조원진·김문수 공화당 공동대표는 박 전 대통령 옥중 메시지 발표 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발표한 옥중메시지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에 대한 큰 결단"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코로나(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 고통받는 국민을 걱정하며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해 '태극기 세력'을 비롯한 야권의 대동단결을 밝히신데 대해 뜻을 존중하고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여당대표를 지낸 김무성 통합당 의원 역시 같은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옥중 메시지에) 크게 환영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박 전 대통령은 어느 누구보다 애국심이 강한 분, 그런 만큼 대한민국을 위해 오늘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 된 모습 보여달라고 호소하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총선 전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야권 단일대오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우파정당이 잇달아 출범한 것과 관련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울 때 분열은 안 된다"며 보수야권이 뭉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집권당'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견제구를 날렸다.
제윤경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을 당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할 일은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자숙하며, 법과 국민들이 심판한 죗값을 치루는 것"이라고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에 우려를 표했
제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태극기 부대를 다시 모으고 총선지침을 내리고 정치적 선동을 하는 것에 납득할 국민들은 없다"며 "마치 억울한 정치인인 냥 옥중 선동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들의 탄핵결정을 부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쐐기를 박았다.
[디지털뉴스국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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