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대여 강경 투쟁 노선을 유지하는 가운데, 오늘(19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 끝나자마자 국회 전면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고용세습 채용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예산안 심사 법정 처리 기한(12월 2일)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예산특별위원회 소위 구성을 놓고 한국당이 크게 반발하면서 협상이 불발됐습니다. 연말까지 470조 원에 달하는 예산안 처리, 민생 법안 처리를 해야 할 국회 일정에 빨간불이 켜진 것입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와 국회 정상화를 위해 회동한 직후 "합의가 불발됐다"고 전했습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회동 후 서울시 교통공사 채용 비리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민주당이 수용하지 않으면서 합의가 파행됐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이 예산과 민생 법안들을 걷어차고 국민을 무시한다면 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 특단의 결심 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특단의 결심'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고심해보겠다'고 답했으나 이후 국회 일정 보이콧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각 상임위 한국당 간사들에게 메시지를 통해 '오늘부터 국회 일정을 보류해 주십시오. 국회가 무력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별도의 지침이 있을 때까지 이 기조를 유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상임위를 중심으로 한 전면적 보이콧을 주문한 것입니다.
바른미래당도 일부 동참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여야 회동 후 "국회 정상화 하고자 하는 야당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며 "야당의 최소한 요구도 무참히 짓밟고 있는 여당을 규탄하고, 여당의 입장 있기 전까지는 (국회) 정상화 어렵다는 걸 국민들이 이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실제 두 야당은 지난 15일 정부·여당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해임과 채용 비리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에 불참해 80여 개의 민생법안 처리가 물거품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470조 원에 달하는 예산안, 유치원 3법 등 민생법안을 심사, 처리해야 할 국회가 '반쪽'으로 쪼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민주당도 야당의 보이콧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에서 요구하는 '공공기관 고용세습 국정조사', '조국 민정수석 해임' 등에 대해 지나친 요구라고 일축하며 "예산심사, 민생 경제 법안 등 시급한 정도가 아니라 지금 여당으로서는 절박하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이 야당 요구에 대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한 것입니다. 여야 간 타협안을 전혀 찾지 못한 채 대립만 격화되는 꼴입니다.
또 이날 여야 3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은 국회에서 1시간 30분가량 만나 예산 소위원회 구성을 놓고 협상했으나 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불발됐습니다.
현재 민주당은 자당 7명, 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2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6명(혹은 14인)으로 소위 인원을 구성하자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국회 관례에 따라 15인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동 역시 '1석'을 놓고 양당 간 입장이 팽팽하면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장제원 간사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안 됐다. 너무 안타깝다"며 "민주당이 6년간 지켜온 관례인 소위 정수(15인)를 파기하겠다고 했다"고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이어 "민주당은 (국회 관례를) 깡그리 무시하고, 자당 이해관계만 앞세우는 건 합의도출을 안 해서 (예산안) 원안을 상정시켜 통과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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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