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개혁방안에 조직 해체까지 담긴 데는 기무사가 지난해 3월 작성한 계엄검토문건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해당 문건은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란 제목의 8장짜리 문건과 이 문건에 딸린 67장의 '대비계획 세부자료'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5일 기무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인 2017년3월에 유사시 각종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위수령 발령과 계엄 선포의 내용을 담은 해당 문건을 작성해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며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세부자료는 청와대와 국방부가 각각 지난달 20일과 23일 일부 또는 전부를 공개하며 드러났다.
해당 문건이 어떻게 작성됐고 실제 계엄령을 염두했는지 여부에 따라 보수·진영간, 기무사·정부간 입장차이가 크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은 해당 문건이 당시 상황에서 매뉴얼대로 비상사태를 대비해 만든 자료에 불과하다는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진영과 정부는 실제 촛불집회에 참가한 민간인에 대한 무력진압 내용을 담아 사실상 내란이나 쿠데타 모의란 입장이다. 문건 공개 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기무사 작성 문건에 정권을 탈취하겠다는 쿠테다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며 “은밀한 문건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배경에 대해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무사가 위수령과 계엄령을 고려한 행위는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위협한 행위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며 “6개월 가까이 진행된 촛불집회에서 한건의 폭력이나 무질서 발생하지 않았는데 막연히 소요사태를 대비해서 비상계획을 세웠다는 건 궁색한 변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무사 내에서도 문건의 성격을 두고 입장이 갈린다. 이석구 현 기무사령관은 지난달 27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계엄령) 실행 의지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지만 계엄문건을 태스크포스(TF)를 이끈 기무사 소강원 참모장과 기우진 5처장은 "실행을 위한 회의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실행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무사의 계엄령 여부와 관련한 논란은 양태를 달리하며 진실공방이 되고 이것이 정쟁의 대상이 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계엄 검토 문건 청와대 보고의 지연 혹은 누락 여부가 논란이 되더니 송 장관의 위수령 등 계엄령 문건 인식에 대한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이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군기문란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이 자체 기무사 TF를 꾸리며 맞불을 놓고 있다.
한편 기무사개혁안 보고 하루 전인 1일 송 장관 경질설이 불거지면서 청와대가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일부 언론이 청와대의 송 장관 경질설을 보도하자 청와대는 "확인해드릴 게 없다.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권환이며 기무사 문건 관련 조사는 지금 진행 중"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현 단계에서 인사권자인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송 장관에 대한 경질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송 장관을 비롯해 계엄령 문건 보고 경위와 관련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