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도전 의사를 밝힌 이개호 최고위원에게 출마를 재고할 것을 공식 요구했습니다.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과 지역 내 개인 지지도 등을 고려할 때 재선인 이 최고위원의 당선 가능성이 크지만, 현역의원이 출마할 경우 자칫 원내 제1당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지방선거에서 기호 1번을 사수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은 최근 이 최고위원을 만나 출마 자제를 요청했다고 복수의 당 핵심관계자가 4일 전했습니다.
한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역의원은 무조건 지방선거에 나가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현역의원이 아니더라도 선거 전망이 비슷하면 현역은 자제하는 것이 당을 위해 좋다는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출마 문제와 관련해 현역 국회의원에게 사실상 불출마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이 최고위원의 경우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당헌·당규에 따라 오는 13일(선거 120일전)까지 현재 맡고 있는 전남도당위원장직을 사퇴해야 해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전남 선거를 책임져야 할 전남도당위원장 후임 자리를 놓고 당내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분위기도 민주당의 자제 요청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전남의 경우 민주당 지지기반으로, 민주당 소속의 유일한 호남 국회의원인 이 최고위원 이외에 다른 카드로도 얼마든지 선거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도 당 지도부의 판단에 한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117석)과의 의석 차가 4석에 불과하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한국당이 '지방선거 후보 확정 전 의원직 사퇴 금지' 방침을 내리고 의석수 관리에 들어간 상황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과정에서 1~2명의 바른정당 의원이 추가로 한국당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어 민주당은 적잖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다른 핵심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 때 국회의원 재보궐도 진행되지만, 선거 기호는 5월 중순에 정해진다"면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기호 1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와 함께 원내 1당을 유지해 하반기 국회의장을 지키는 것도 집권 여당으로서는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당사자인 이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어려운 상황을 깊이 있게 생각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울러 전남지사 선거에 대한 구체적 대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최고위원 이외의 전남지사 후보군과 관련해 지난해 하반기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임 실장은 당시 "지방선거에 출마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임기를 4분의 3 이상 마치지 않은 선출직 공직자가 각급 공직 선거에 출마할 경우 경선에서 10%를 감점한다'는 당규를 이번에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2015년
당내에선 이 규칙을 적용하면 '현역 출마 러시'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거는 효과가 있어 원내 1당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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