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당국이 서울 용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사령부 본부를 국방부 영내로 이전하는 방안이 사실상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해 우리측은 연합사 본부가 합동참모본부 청사에, 미국측은 용산기지에 잔류하기를 희망했는데 합참 등이 있는 국방부 영내에 두기로 큰 틀에서 뜻을 모은 것이다. 이에 따라 용산기지를 공원화 하는 서울시의 용산공원 조성사업은 가장 큰 걸림돌이 해소되면서 더욱 탄력 받을 전망이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4일 서울사이버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초청 강연에서 "주한미군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는 평택으로 이전하지만 한미연합사령부의 경우 본부는 서울에 잔류할 것"이라며 "한국 국방부와 합참이 있는 국방부 구역 안에 함께 있음으로써 한미동맹의 군사적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도 브룩스 사령관 발언 이후 입장을 내 "한미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까지 용산기지 내에 잠정 유지하기로 했던 한미 연합사 본부를 국방부 부지 내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이(한미연합사 본부의 국방부 부지 이전)는 전작권 전환 이후 구성될 미래 연합군사령부로의 원활한 전환을 지원하고 전작권 전환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용산공원 조성사업의 보다 완전성 있는 추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는 2014년 10월 제46차 안보협의회(SCM)에서 용산기지가 경기 평택으로 완전히 이전하더라도 연합사 일부를 용산기지에 잔류시키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국방부는 용산기지내 잔류를 희망하는 미국측의 사정을 감안해 용산기지 반환 후에도 전체 면적의 10% 내외를 계속 공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한미연합사 본부가 용산기지가 아닌 국방부 영내 건물로 옮겨올 경우 서울시의 용산공원 조성계획은 좀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합사 본부는 용산공원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어 그대로 존치될 경우 공원이 남북으로 갈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그동안 서울시와 용산구청은 미군 시설이 용산에 잔류하더라도 그 위치를 공원 주변으로 이동시켜서 용산공원이 온전하게 조성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국무총리실 산하로 '용산국가공원 추진위원회' 격상 및 특별법 개정을 추진했다.
용산미군기지 주변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가족공원, 전쟁기념관 등의 시설이 있는데 이들을 공원 구역에 포함하는 종합적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이태원로 남쪽에 위치한 미군기지 사우스포스트 내에는 헬기장과 드래곤힐호텔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들 시설도 미국 대사관 쪽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용산공원의 온전한 조성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내걸었던 공약이기도 하다. 작년 4월 문 대통령은 "앞으로 용산 미군기지가 반환되면 그곳에는 뉴욕 센트럴 파크와 같은 생태자연공원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탄핵 전인 2016년 정부의 용산공원 조성 계획을 두고 박근혜 정부와 정면 충돌한 바 있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용산공원에 국립여성사박물관, 과학문화관 등 건물 신축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나눠먹기'라는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한미 국방당국이 연합사 본부를
[용환진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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