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1일 고대영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에게 "KBS가 광고수입 감소 등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효율적 경영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고 일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개선하지 않고 있으며 대금지급 등에서 불공정 관행을 유지하고 있는 등의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날 KBS 기관운영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총 38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해 직원 8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고 사장에게 이젠 감사원까지 나서서 거들고 나선 모양새다.
감사원은 KBS의 상위직급(2직급 이상)이 전체 직원의 60%를 초과하는 등 '가분수형 인력구조'를 지적하며, "2직급 정원을 통합정원 관리대상에서 제외하고 과다한 상위직급 비율을 감축하는 등 정원표를 합리적으로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KBS는 팀장 이상 직위에 보임할 수 있는 2직급의 정원을 3∼5직급 정원과 통합 관리하면서 매년 3직급 중 일정 비율을 2직급으로 승진시켜 2직급 비율도 매년 증가했다. 특히 고액 연봉을 받는 상위직급 비율은 올해 전체 현원 4602명 중 60.1%(2765명)에 달하며, 이 중 73.9%가 무보직자였다. 일부 무보직자들은 체육관 관리, 복리후생 상담, 체육대회 업무, 전세금 대출업무와 같은 평직원 업무를 수행할만큼 비효율도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2008년과 2014년 두 차례 감사에서도 "2직급의 정원을 별도로 정하고 상위직급을 감축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감사원은 또 KBS 아나운서들의 외부행사 부당 참여도 적발했다. KBS 소속 아나운서들은 영리업체가 주최하는 외부행사 참여를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공익적 외부행사만 승인받아 사회자로 참여할 수 있으며, 실비를 제외한 사례금은 KBS 수입으로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2014년∼2016년에만 아나운서 43명이 정당한 승인 없이 총 384건의 외부행사에 참여하고 그 대가로 8억6000여만 원을 수령했다. G아나운서의 경우 총 41회에 9300여만원을 받았으며 B아나운서와 K 아나운서는 각각 13회에 4600여만원, 11회에 4700여만원을 부
감사원은 "B·G 아나운서는 정직 처분하고, 징계시효가 대부분 완성된 K아나운서에 대해서는 엄중한 인사조치가 필요하니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으며, 나머지 40명의 아나운서에 대해서는 "외부행사 횟수·사례금·연가사용 여부를 고려해 징계하는 등 제재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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