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의 가장 큰 문제는 추미애다"(여당 모 중진의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판이 당 안팎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여당에 각을 세워야 하는 야당의 지도부가 여당 대표를 공격하는 것이야 일상적인 일이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추 대표에 대한 '비토' 여론이 큰 점은 다소 심각한 일이다.
당내의 가장 불만은 추 대표가 당 대표로써 역할과 우선순위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기보다는 '사심'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한 중진의원은 "'머리 자르기'등의 강성 발언은 두 가지 목적을 노리고 한 것으로 보인다"며 "첫째는 당·청에 자신의 정국 영향력을 어필하고, 둘째는 이른바 '문빠'라 불리는 과격지지층을 본인의 지지층으로 흡수하겠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여당의원은 "일종의 청와대와 당을 향한 무력시위"라며 "추 대표 본인은 과격지지층의 구미에 맞는 말을 던짐으로써 개인적인 인지도 상승을 꾀할 수 있었지만 여당 대표가 오히려 청와대와 원내대표단의 현안 처리를 어렵게 만드는 '해당 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 전 국민의당은 제보 조작 파문으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 등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당 지지율이 꼴지로 떨어지고 더이상 여당과 맞서봤자 득이 될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 대표의 발언은 국민의당을 감정적으로 자극했고, 여당에 굴복하는 것처럼 보였던 국회 정상화에 대해 거부할 명분을 줬다.
3선의 여당의원은 "추 대표의 최근의 행보를 보면 서울시장 출마를 떼 놓고서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며 "당 대표로써의 역할을 내버려두고 매우 위험한 정치적 도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추 대표가 청와대 인사에 대해 여당의 몫을 주장하다 거절당한 거나 당내 인사추천위원회가 무력화 된 것 등 청와대에 대한 불만도 한몫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임기 초 대통령에 맞서려는 생각은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3일 임종석 청와대 실장이 국민의당에 '대리 사과'를 하면서 추 대표의 당내 위상은 더 추락한 분위기다. '추미애 패싱'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추 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은 비단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니다. '머리 자르기' 발언 이전 추 대표에 대한 비판은 '존재감이 없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야당과의 협상을 우원식 원내대표에게만 맡겨두고 본인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한 여당의원은 “우 원내대표 혼자로는 버거워 추 대표 또한 야당과의 협상에 나서야 하지만 전혀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은 "추 대표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나 원내 현안에 대해 관심이 없는 듯 하다"며 "본인의 위상을 높이려 공중전에만 몰두하다 이번 헛발질을 하게 된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당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 추 대표는 이날 제주도당 공로당원 표창장 수여식에서 자신이 4·3사건 특별법으로 명예 제주도민증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면서 "요즘 제가 무슨 노림수가 있어서 이상한 말을 한다고 말하는 분이 있다"면서 "제가 계산을 하거나 자기정치를 한다면 제 선거구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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