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독일을 공식 방문한 김정숙 여사는 5일(현지시간) 오후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있는 고 윤이상(1917~95) 선생의 묘소를 참배했다.
참배에 앞서 통영에서 공수한 동백나무 한 그루가 고인의 묘비 바로 앞에 심어졌다. 통영은 윤이상 선생의 고향이다.
김 여사가 헌화한 원형 모양의 꽃다발 리본에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남깁니다'라고 적혀 있다.
김 여사는 "윤이상 선생이 생전 일본에서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까지 오셨는데 정작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며 "그 분의 마음이 어땠을까, 무엇을 생각했을까 하면서 저도 통영에 가면 동백나무 꽃이 참 좋았는데, 그래서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선생을 위해 고향의 동백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참배에는 발터 볼프강 슈파러 국제윤이상협회장과 박영희 전 브레멘 음대 교수, 피아니스트인 홀가 그로숍 등 윤이상 선생의 제자들이 함께했다.
홀가 그로숍은 "윤이상 선생님은 저희에게 음악뿐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주셨다. 매우 훌륭한 한국을 알린 대사셨다"고 말했다.
윤이상 선생은 평양에서 김일성과 교류하다 1967년 동베를린공작단사건에 연루됐다. 서울로 강제소환 후 간첩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1969년 대통령 특사로 석방된 윤 선생은 이후 서독으로 추방됐다. 한국에서는 그의 입국과 그가 작곡한 음악의 연주가 금지됐다.
윤이상 선생은 그 후 조국통일범민족연합에서 활동하며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다. 1972년 뮌헨올림픽 개막축하 오페라에
윤이상 선생은 1995년 독일 자아브뤼겐 방송이 선정한 '20세기 100년간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곡가 30인'의 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디지털 뉴스국 손희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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