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청문회 정책검증 대신 위장전입·자녀 취업특혜 공방만

↑ 유영민 미래부 장관 후보자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있다. [김호영 기자]

과학기술발전과 4차산업혁명을 주도해야 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서 업무수행 능력과 자질을 검증해야할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과 자녀채용 특혜 등 도덕성 검증 공방이 쟁점화됐다.
4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유영민 미래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배우자의 위장전입 및 농지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야당은 투기를 목적으로 한 위장전입이라 공격했고, 여당은 과도한 신상털기 및 흠집내기 공세라고 맞받아쳤다.
유 후보자의 배우자는 1997년 10월 경기도 양평군 농지를 구입한 뒤 이 일대 주택에 전입신고하고, 지금까지 이곳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 후보자 배우자의 농지를 방문해 대화를 나눈 녹취록을 공개했다. 민 의원은 이 자리에서 '(가족들을) 출퇴근시키고 여기로 온다. 등록 주소지를 해놓지 않으면 등기가 되지 않는다'는 유 후보자 배우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해당 농지에 살지 않고 있다는 말로 주민등록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배우자의 영농일지가 빼곡하게 기록돼 있고, 유 후보자의 배우자가 농협에도 가입했다"며 "해당 농지는 위장전입하고 투기하기 적절하지 않은 땅"이라고 지적했다. 자녀의 LG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서는 "압력을 행사한적 없었다"고 전면 부인하면서도 "(특혜 채용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살 만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LG CNS 부사장 출신이고, 유 후보자의 아들은 LG 계열사인 LG 판토스에, 딸은 LG CNS에 다니고 있다. 그는 아들에 대해서는 "장남이 10년 전에 입사를 했을 때에는 LG가 아니었다"며 "재작년 LG 상사로 편입이 됐다"고 밝혔다. 딸에 대해서는 "연세대 대학원에서 웨어러블을 전공했고, LG CNS와 다른 회사에 합격했지만 LG CNS를 선택했다"며 "당시 LG CNS를 떠난 지 1년이 지난 시점이고, 그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선 야당이 공직에 적합한 안보관을 지니지 못했다며 거센 이념공세를 편 반면, 여당은 여성부를 맡을 적임자라고 치켜세우면서 엄호했다. 아울러 '성 의식 논란'을 야기한 청와대 탁현민 행정관의 거취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김순례 한국당 의원은 정 후보자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태에 대해 북한의 소행임을 부인하는 활동을 했다고 지적하며 "후보자의 국가관과 안보관에 의구심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 후보자는 폭침 한 달 뒤 미국 의회의 한반도 평화포럼에 참가해 북한의 폭침이라고 하는 데 대해 강경 비판했다"면서 "'천안함 괴담'을 국제사회에 퍼뜨린 망신이었다"라고 말했다.
도덕성에 대한 야당의 질타도 이어졌다. 김순례 의원은 "정 후보자에게 성남시 수정구의 주택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 동생명의라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겠다고 했는데, 미제출 자료는 명의신탁에 의한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돼 있다"면서 "이런 의혹을 해소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보이는 행동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참사로 간주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성 의식 논란'을 야기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거취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탁 행정관의 거취를 어떻게 보느냐"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장관이 되면 적극적으로 제 의견을 전달하고 (탁 행정관의 사직) 결단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이 "애매한 내용의 우려를 표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사직을 요구할 건가"라고 여러차례 묻자 "적극 검토해 보겠다"라고 답변했다.
[조희영 기자 / 김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