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의 뒷이야기가 청와대를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FTA 문제를 놓고 한·미간에 치열한 설전이 오갔는데, 꽉 막힐 수 있었던 민감한 문제를 풀어낸 비결은 유머였다고 합니다.
윤범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시작부터 한국 측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한미FTA가 체결된 후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 미국의 무역 적자가 2배로 늘었다며 불공정 문제를 들고 나온 겁니다.
」
「그러자 우리측은 "FTA 이후에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356%나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반박했습니다.
」
「이 과정에서 답답함을 느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통역 없이 영어로 말하겠다고 하자,
」
「트럼프 대통령이 "오 와튼스쿨, 똑똑한 분"이라고 말하며 첫번째 폭소가 터졌습니다.
」
장하성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와튼스쿨 동문이란 점을 들어 농담을 한 겁니다.
그러자 이번엔 장하성 실장이 유머로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 이번에 자신의 저서가 중국어로 출판될 예정이었는데 사드 문제로 중단됐다며 미국 측에 농담을 건넨 겁니다.
」
「그러자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그러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하라"며 다시 유머를 던졌고,
」
「트럼프 대통령은 "장 실장의 책이 번역되면 미국의 적자 폭이 커질테니 안된다"며 또 다시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
한편 정상회담이 끝난 후 공동성명 발표가 7시간이나 지연된 사연도 공개됐습니다.
보호무역을 강조해온 트럼프 행정부가 공동성명 초안에 들어간, 자유무역의 상징 'FREE'란 단어에 부담을 느껴 삭제를 요청했던 겁니다.
「 결국 자유를 뜻하는 'FREE'를 공정을 의미하는 'FAIR'로 교체하면서 사태가 수습됐고, 7시간 늦게 공동성명이 발표될 수 있었습니다. 」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bn.co.kr ]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