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여해·이재영·이철우' 등에 업고 홍준표 '친정체제' 돌입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치며 약화한 친박(친박근혜)의 입지가 3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일단 당 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부터가 대표적인 비박(비박근혜)계이고, 이날 뽑힌 최고위원 5명(일반 최고위원 4명·청년 최고위원 1명) 중 친박계는 2명에 불과했습니다.
친박이 소수파로 전락한 것입니다.
실제로 비박을 표방한 홍 대표가 얻은 득표율은 65.7%로 3분의 2에 육박합니다.
또 당심을 반영하는 선거인단 투표만 놓고 보면 득표율은 무려 72.3%입니다.
홍 대표 스스로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복귀할 때 대의원 득표율이 60%였는데, 72.3%가 나왔다는 것은 이미 친박정당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정당사상 당원·대의원 투표에서 이런 득표율은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당 대표 후보 3인 중 '친박 대표주자'라는 간판으로 경쟁에 뛰어든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나마 원유철 후보가 친박계와 가까운 것으로 분류됐지만 23.0%의 득표율을 올리는 데 그쳤습니다.
최고위원은 이철우(3만2천787표, 20.9%)·류여해(2만4천323표, 15.5%)·김태흠(2만4천277표, 15.4%)·이재만(2만167표, 12.8%) 후보 순이었고, 청년 최고위원에는 이재영 전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이 중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물은 김태흠 의원과 이재만 대구 동구을 당협위원장 등 2명에 그칩니다.
김 의원은 19대 국회 당시 '친박 돌격대'라는 별칭을 얻었고, 이 위원장도 대구 동을 지역구에서 비박계인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각을 세워온 친박 인사입니다.
나머지 이철우 의원은 홍 대표가 대선후보였던 지난 19대 대선 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며 한 배를 탔었고, 류여해 수석부대변인과 이재영 전 의원도 홍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됩니다.
최고위원 1~2위가 비교적 홍 대표와 가까운 인사가 차지해 이번 전대를 통해 '홍준표 친정 체제'가 구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TK(대구·경북) 지역구의 한 의원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이변 중 하나는 김태흠 의원이 3등을 한 것"이라며 "사실상 친박 투표가 없어진 전대였다"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전권을 쥔 홍 대표가 당내 인적 청산을 어떻게 진행할지도 관심사입니다.
홍 대표는 전대 기간 계파와의 결별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대규모 친박 청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일단 대대적인 개편보다는 부분적 수술 가능성에 무게를 둔 분위기입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누차 얘기했듯이 선출직에 대한 청산은 국민이 하는 것이다. 소위 핵심 친박은 당의 전면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전대를 통해 이미 친박정당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다만 그는 "전부 함께 가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라면서도 "국정파탄에 연관돼 있거나 관련된 사람은 앞으로 혁신위원회에서 가려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설치될 혁신위에서 친박 핵심인사 정리작업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이 과정에서 친박의 저항 등 계파 갈등이 불거질 불씨를 안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대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지도부 6명 중 4명이 원외라는 점입니다.
홍 대표를 포함해 류여해·이재만 최고위원
원내는 이철우·김태흠 최고위원 2명에 그칩니다.
그밖에 류여해 최고위원이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서초갑의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고, 이재만 최고위원이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의 당협위원장이라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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