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아이젠하워 행정동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오찬을 하면서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지금 추진하고 있는 절차적 정당성 문제는 미국 책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 결정은 주한미군과 한국민을 보호하려는 방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정부가 국민에게 이를 충분히 설명했어야 했는데 사드 배치 발표 직전까지 정부는 미국으로부터의 요청도 없었고 협의도 없었으며 그래서 당연히 결정된 것도 없다는 '3노 정책'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도 악화된 측면이 있다"면서 "국내적으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거치는 것은 한미동맹을 더 굳건히 하고 미국에 대한 신뢰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오찬에 함께 참석한 제임스 메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사드 문제로 인해 미국이 한국인들에게 신뢰를 잃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날 오찬에서는 북핵 문제, 사드 배치, 한국의 역사, 전세계적인 테러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가 이뤄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를 펜스 부통령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 한미동맹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통령께서 지난 4월 방한했을 당시에는 (제가) 대통령 후보여서 만나지는 못했지만, 북한 도발로 안보 불안 요소가 있었을 때 한국과 100퍼센트 함께 가겠다고 하신 말씀이 큰 위안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통해 한미 공동 목표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우의와 신뢰를 쌓은 것에 아주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펜스 부통령은 "외국 국가수반의 부통령 집무실 방문은 처음"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회담이 매우 성공적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께서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미국과 하신 것인데 한미 관계를 얼마나 중요시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한국 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말하면서 "앞서 100% 함께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트럼프 대통령도 꼭 그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펜스 부통령은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말했고 오늘 언론 발표에서도 그렇게 언급했는데, 저도 결과적으로 이것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압도적인 힘의 우의가 있어야 대화와 평화도 가능하고, 그런 점에서 한미 연합방위 능력과 한국군의 자체적 방어능력이 강화돼야 한다" 고 말했다.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과 중국 역사는 어떤 관계인지 말씀해 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중국은 적어도 중세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였고, 중국의 주변 국가는 거의 모두 속국이 되어 언어와 문화를 모두 잃었지만, 한국은 중국의 수없는 침략을 겪으면서도 독립을 지켜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최근 70여 년 간 남북이 분단된 상태인데 통일돼야 한다는 한국인의 열망은 당연하다"며 "북핵과 미사일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지만 두 번 다시 전쟁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동안 이룬 번영의 붕괴는 물론 통일의 길이 까마득히 멀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머스 섀넌 국무부 차관이 앞으로의 한미관계에 대해서 묻자, 문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 도움으로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측면에서 모범적으로 성장했다"면서 "성장의 경험을 저개발 국가와 나누는 것이 한국이 할 일이고, 미국과 손잡고 할 수
[워싱턴 =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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