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 진영에서 누가 집권해도 차기 대통령 임기내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열리고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청년고용할당제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저임금 1만원의 경우 급격한 도입에 따른 중소자영업자들의 생존권 위협으로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어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모든 대선주자들은 청년고용할당제를 찬성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유보'를 선택했으나 "국가의 지원을 받는 기업에 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찬성 입장이었다. 청년실업 악화로 일자리 창출이 대선주자들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사회주의 계획경제라는 비판이 있었던 청년고용할당제를 보수와 진보 진영 가릴 것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현재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대해 매년 정원의 3% 이상씩 34세 이하 청년 미취업자를 채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나 이행률이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중 많은 부분을 청년일자리로 만들면 청년실업을 해소할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공기업과 독과점 기업에 도입해야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공부문 청년고용할당제의 비율을 높이고, 민간 대기업으로 확대시키겠다"며 민간 영역까지 늘려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청년고용할당제의 경우 기업에 대한 국가의 지나친 간섭이고 실효성도 낮다”며 “세대간 갈등 야기 등 부작용에 대한 고민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대선주자들의 최저임금 관련 주장은 더욱 급진적이다.
설문에 응답한 대선주자 10명 중 6명이 최저임금을 임기내에 1만원 이상 높이겠다고 했고 자유한국당 후보 3명도 9000원~1만원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명시적으로 답변하지 않았으나 "최저임금이 1만원에 이르기까지 인상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과 재계, 노동계는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해왔다. 문제는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다. 대선주자들이 주장한 5년 임기내에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저 임금이 연 평균 두자릿수 이상 증가해야 한다.
특히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 의원의 방안처럼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높이려면 3년간 연평균 인상률이 18.2%에 달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한 해 15% 이상 오른 적은 2001년 한번 뿐이었고, 2011년부터는 매해 5~8%대 인상률을 보였다.
김도형 한림대 교수는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면서 "최근 일본의 경우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 임금의 80%까지 접근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엔화약세로 대기업 수출이 늘어 협력업체의 임금지불능력이 개선되고 파견규제 철폐·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60세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후보간 입장이 엇갈렸다.
안 지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유 의원은 ‘유지'를 주장했으나 안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등은 연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유보를 선택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이 2033년 65세가 되는만큼 이에 맞추어 점진적으로 정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유 의원은 "현재 임금피크제와 60세 정년제를 도입한 지 2년도 되지 않았다. 제도시행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개정 필요성에 대해 검토해야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이 시장은 "현재도 직종별, 직장별로 정년이 다양하다. 직종별 조건에 따라 사회적 합의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간제 근로자의 근무기간을 현행 2년에서 더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서 노동개혁을 강조한 한국당 후보들만 찬성한 반면 다른 후보들은 모두 기간 연장에 반대하는
이 시장은 "상시 지속업무를 맡은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비정규직 사유제한 도입으로 비정규직 남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고 유 의원은 "기본적으로 비정규직 고용 총량제 같이 비정규직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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