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미르·K스포츠재단, 안종범 "朴 대통령, 재벌 독대서 출연액 정해"
↑ 사진=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총수들과 독대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좌지우지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할 액수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독대 때는 박 대통령이 승마 지원 얘기를 가장 먼저 꺼낸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5일 한 매체가이 입수해 공개한 안 전 수석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CJ 손경식 회장 등 재벌총수들과 만나 각 그룹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할 구체적인 액수까지 상세히 논의했습니다.
안 전 수석은 정 회장을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독대한 2015년 7월 24일 '현대차 30억+30억, 60억'이라고 자신의 업무 수첩에 적었습니다.
그는 이 메모와 관련해 "문화와 체육 분야에 재단을 설립하면, 한 기업당 30억 정도면 어떻겠냐'고 대통령과 정몽구 회장 사이에 그렇게 의견 교환이 되었다는 취지로 (대통령께서) 말씀을 하셔서 제가 그렇게 기재했습니다"고 검찰에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CJ, 20∼50억 30+30억' 이라고도 적힌 메모에 대해 박 대통령과 손경식 CJ 회장이 출연금 규모를 놓고 20억에서 50억원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다가 30억원으로 절충하게 돼 이같이 수첩에 기록을 남겨 놓은 것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작년 11월 20일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혐의와 관련해 최씨와 안 전 수석을 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이 재벌총수들과 면담 직후 안 전 수석에게 각각 300억원대 규모의 문화·체육 관련 재단을 설립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미르·K스포츠재단이 출연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설립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두 재단 관련 의혹이 증폭된 가운데 작년 10월 2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그동안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경제단체 주도로 설립된 두 민간재단과 관련해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두 재단이 청와대 주도로 설립됐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재벌총수들과 독대 자리에서 구체적인 출연 액수까지 조정했다는 안 전 수석의 검찰 진술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로 확인될 경우 박 대통령 주장의 신빙성이 크게 의심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안 전 수석은 또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구체적인 인사는 물론 일부 직원들의 월급 액수까지 챙겼다고 검찰에서 밝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 이사장과 임원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까지 적어 안 전 수석에게 '당사자들에게 연락해주라'거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의 월급을 올려주라'고 지시했다고 안 전 수석은 검찰에서 밝혔습니다.
아울러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독대한 2015년 7월 25일자 수첩 맨 위에 '승마'라는 단어를 적어 놓은 것으로 나타나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승마 지원에 관한 주문을 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그는 또 당시 승마협회 부회장과 총무이사이던 이영국 삼성전자 상무와 권오택 부장의 이름 옆에 화살표를 해 '교체'라는 글자를 적어 놓았다. 이와 관련해 박영수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당시 최씨 측의 지원 요구에
한편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의 각종 지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비선 실세'의 존재를 의심해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정윤회, 최순실에 대해 확인해 봤느냐"고 물었지만 우 전 수석은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고 진술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