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을 맞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춘추관 출입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
현재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배경을 집중 수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검 입장에선 박 대통령이 국민연금에 삼성그룹 지원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입증한 후, 여기에 최순실에 대한 삼성의 금품 지원을 엮게 되면 박 대통령에 대한 '제3자 뇌물죄' 적용이 한결 수월해 진다. 이같은 상황으로 몰고 가는 일부 여론과 특검 분위기를 박 대통령이 '완전히 엮은 것'이란 표현을 써가며 강력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새해 첫날 오후 출입기자들을 청와대 상춘재로 초대해 '깜짝' 티타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 이후 특검과 헌법재판소 탄핵안 심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소회를 밝히면서 주요 의혹·논란에 대해 소상한 답변을 내놨다.
우선 삼성 합병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이 외국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아서 (합병이) 무산되면 국가적·경제적으로 큰 손해라는 생각에서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그 회사(삼성)를 도와주라고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삼성 합병 지원과 정유라(최순실씨의 딸) 학교의 학부모 회사(KD코퍼레이션) 지원 등이 자신과 최씨가 '공모'해 이뤄진 것이라는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특검이 수사중이라 자세히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공모나 누구를 봐주기 위한 일이 손톱만치도 없었다는 사실"이라고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해선 "그날 저는 사건이 터졌다는 것을 보고 받고 정상적으로 계속 체크하고 있었다. 가족이 없는데다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관저에서 일을 챙기는데 그날은 마침 일정이 비어 있었다"며 "오전에 전원 구조됐다는 보고를 받고 너무 기뻐서 마음 속으로 안심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오보였다고 해서 너무 놀랐다. 대통령으로서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 시간에 밀회를 했다고 하고, 그 다음엔 굿판, 최근엔 성형수술 등 버전을 달리해서 의혹제기가 계속 반복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미용시술은 전혀 안 했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큰 일이 터지고 학생들 구조에 온 생각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다른 것 생각한다는 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도 사실이 아닌 얘기들이 계속 나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중 외부인 출입 사실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그날 기억을 더듬어 보니 머리 만져주는 분, 목에 필요한 약(가글) 들고 오고…그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최순실과의 관계에 대해선 '오래된 지인'이란 점을 다시 한번 인정하면서도 "지인이 모든 걸 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대통령으로서 철학과 소신을 갖고 국정을 운영해 왔다"며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에 선을 그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고,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블랙리스트 문제로) 대통령에게 항의한 바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무슨 항의를 했었나? 오히려 그런 많은 사람들을 품는 건 참 좋은 일 아니냐는 얘길 들은 것 같다"며 "누가 전하는 얘기는 그게 다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건강 문제와 약 처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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