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연합뉴스 |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연례 외교장관 회의를 무대로 2년만에 만난 북한과 중국의 외교수장은 친밀감을 과시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25일 오전 성사된 북중 외교장관 회담에서입니다.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중 회담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어 회의장 안팎에서는 양국이 곧 마주앉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무성히 떠돌았지만, 이날 오전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베일에 싸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회담이 시작되자 양국 외교수장은 밀착하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먼저 NCC 1층 회담장에 도착한 왕 부장은 직접 문밖으로 리 외무상을 마중나갔습니다.
취재진 앞에서 부드러운 표정으로 악수하는 모습을 연출한 뒤 리 외무상의 등에 손을 올리며 회담장 안으로 안내했습니다. 리 외무상도 시종일관 여유 있는 웃음을 머금었습니다.
특히 이날 북중은 제3국인 한국 기자들에게 회담 첫머리를 공개, 친밀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선전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회담장 안에서도 양 장관은 마주보고 악수를 한 뒤 덕담을 주고받았습니다.
왕 부장은 리 외무상에게 "취임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했고, 리 외무상은 "(북·중 우호조약 55주년) 축전 보내주신 것 감사히 받았다"고 화답했습니다.
중국 측의 눈에 띄게 포용적인 분위기에 호응하듯 북측도 적극적으로 나왔습니다.
한 북측 관계자는 자신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 대변인'으로 소개하며 회담 이후 즉석 브리핑을 자처하기도 했습니다.
통상 아세안 관련 회의 일정의 마지막 날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이후에 기자회견을 열던 패턴과는 다르다는 분석입니다.
북중의 요란한 밀착 행보에 회담장 내 취재진의 관심도 집중됐으나, 라오스 현지 당국이 전기충격봉까지 동원한 '과잉경호'에 나서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회담장으로 향하는 리
이에 놀란 취재진은 라오스 측에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우리 외교당국도 라오스 당국에 재발 방지와 사과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