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당선자 워크숍서 반성 결의문 읽는 의원들 <이충우 기자> |
고개 숙여 국민에게 사죄하는 것으로 행사가 시작됐지만 토론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총선 패배 책임론을 놓고 날선 공방이 오갔다.
당내 최다선이자 친박계 원로인 서청원 의원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소수당이지만 집권당”이라며 “어려운 때에 무엇보다 단합하고 단결하는 것밖에는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공개 토론이 시작되자 비박계 당선자들이 친박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종구 당선자(서울 강남갑)는 “초이노믹스(최경환 부총리 당시 정책기조)가 실패한데다 진박 마케팅 때문에 국민이 우리를 심판한 것”이라며 “두 개의 잘못 모두 중심에 최경환 의원이 있다. 삼보일배를 하든 삭발을 하든 행동으로 사죄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책임있는 친박들은 어떤 당직에도 나올 생각을 하지 말라”며 “윤상현 의원 복당도 절대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다만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린 책임은 친박에게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용태 의원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심판이었다”며 “오만을 반성하고, 독주를 그만두라는 것이 국민이 우리에게 내린 지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가장 큰 책임은 상향식 공천에 실패한 김무성 전 대표에게 있다”며 “두번째 책임은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있고, 그 다음은 수수방관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특히 “우리는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당”이라며 “대통령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내 쇄신파를 겨냥해 “선거가 끝나자마자 상처난 당에 총질을 하는 꼴”이라며 “쇄신파는 18대 국회 말에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해 4년 내내 국정이 발목잡히게 한 원죄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힐난했다. 다만 김 의원을 제외한 대다수 친박계는 침묵으로 대응했다. 김재경 의원은 김무성·최경환 책임 공방에 대해 “두 사람 다 분명히 책임이 있다”며 “다양한 책임론이 제기돼야 하며 피해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4시간 30분에 걸친 워크숍이 끝난 뒤 원 원내대표는 “이제 친박, 비박은 없다”며 “이제 국민을 중심으로 나가자는 말씀으로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당선자들도 행사 종료때 결의문을 통해 “계파와 정파에 매몰된 작은 정치를 극복하고 민심정치를 펴겠다”며 “정치혁신과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여당내 계파 갈등은 향후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무소속 당선자 복당 등을 기점으로 언제든지 다시 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한편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총선 패인을 △공천 실패 △경제·민생 악화 △홍보 실패 △부실한 여론조사 △공약 혼선 △재보선 승리 등 6가지로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보고서
[신헌철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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