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탈레반 세력을 대상으로 공습을 가하던 중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 병원이 공습을 받아 의사와 환자 19명이 숨졌습니다.
병원 측이 미군에 병원의 위치를 알렸는데도 폭격이 계속된 것으로 확인돼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붉은 화염이 솟구칩니다.
처참하게 부서지고, 검게 그을린 벽은 공습의 위력을 보여줍니다.
현지시각 어제 새벽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에 있는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 병원이 탈레반 세력 진압에 나선 미군의 공습을 당했습니다.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환자와 의사 등 최소 19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습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인도주의 의료단체로, 최근 탈레반과 정부군의 교전으로 생긴 부상자 100여 명을 치료하고 있었습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공습이 1시간 동안 이어졌고, 특히 미군에 병원의 위치를 알린 후에도 30분 더 지속됐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바르트 얀센 / 국경없는 의사회
- "아주 크고 잘 알려진 병원입니다.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교전 당사자들에게 병원의 정확한 위치를 여러 차례 알렸습니다."
캠벨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병원 주변에서 미군에 총격을 가한 탈레반 세력을 목표로 공습을 벌였다며 철저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아프간 대통령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이드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용납할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이라며 투명하고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