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과 미국 소니사 해킹사건 등의 배후로 알려진 김영철(69) 북한 정찰총국장이 최근 대장으로 복귀한 것이 확인되면서 지난 4일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건과의 연계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북한의 군사분야 대남 공작 총책인 김영철이 지난달 29일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공군 지휘관 전투비행술 경기대회에서 대장 계급장을 단 모습이 식별됐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대회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도 참가했다.
이에 따라, 우리 군 당국은 4개월여 만에 다시 대장 계급장을 달고 나타난 김영철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DMZ목함지뢰 사건은 김영철이 대장 복귀 후 첫 대남도발이기 때문이다.
김영철은 지난 2012년 대장으로 진급했으나 대장-중장-대장으로 강등, 복귀를 반복하다 지난 4월 상장으로 다시 강등됐다. 호전적인 김영철이 최근 대장으로 복귀하면서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또 다시 대남도발을 감행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목함지뢰 3발을 의도적으로 묻은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북한 2군단과 평양 간의 교신여부를 주시하는 등 김영철이 상장에서 대장으로 복귀한 이후 행보를 추적하고 있다. 지뢰 폭발사건이 발생한 우리 군 1사단의 전방에는 북한군 6사단, 15사단이 있고 이들 사단의 상급부대는 2군단이다. 우리 군 당국은 김영철→김상룡(2군단장)→ 정용만(6사단장),최신일(15사단장)로 이어지는 북 지휘계통에 따른 대남도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영철은 지난 2006년 초 남북 장성급회담에선 북측 수석대표로 당시 국방부 정책기획관으로 남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상대했다. 일각에서는 김영철이 한 장관에 ‘기싸움’을 걸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는 17일부터 이달 말까지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예정돼 있어 이를 겨냥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리 군 당국이 DMZ 주도권 장악을 위한 작전을 공언하고 대북 확성기방송을 재개하는 등 고강도 대응에 나선 가운데 북한은 11일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은 2010년 천안함 폭침 때 우리 합동조사단이 5월20일 “북한제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의 결과”라고 발표하자 당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날조극’이라며 반박하고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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