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 발표를 앞두고 일본 보수 세력의 거두인 나카소네 야스히로(97) 전 총리와 최대 발행부수의 보수지 요미우리 신문도 아베 총리에게 침략을 인정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2013년 4월 국회에서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며 역사 수정주의 논란에 불을 붙인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 도발’이 과거 침략 전쟁에 대한 일본 사회의 공감대를 더욱 굳히는 결과로 연결되는 양상이다.
패전 후 현직 총리로는 처음 패전일(8월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원조 보수’ 나카소네는 7일 발매된 월간지 ‘문예춘추’ 최신호 기고문에서 과거 전쟁을 둘러싼 일본의 행동은 “틀림없는 침략”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아베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역사의 부정적인 부분을 직시할 용기와 겸허함을 가져야 한다”며 “거기서 얻어야 할 교훈을 가슴에 새겨 국가를 이끄는 것이 현대 정치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에 대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판단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나카소네는 이어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 “역사 문제의 알력에는 신중한 태도로 임해야 하고 과거에 대한 솔직한 반성과 함께 행동은 엄격히 삼가야 한다”며 “민족이 입은 상처는 3세대, 10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1982∼1987년 총리를 지낸 나카소네는 군국주의 시절 일본 해군 장교로서 전쟁을 직접 치렀다.
그는 작심한 듯 7일자 요미우리 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나카소네는 요미우리 인터뷰에서 “과거의 역사를 직시한 무라야마 담화(1995년 발표된 전후 50년 담화)와 고이즈미 담화(2005년 발표된 전후 60년 담화)를 되밟은 뒤 앞으로도 일본 측의 성의있는 표현을 시대의 흐름 속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친 아베 성향’으로 평가받는 요미우리 신문은 “총리도 침략을 명확하게 인정하라”는 제목의 7일자 사설을 통해 침략 인정은 물론 사죄의 표현도 아베 담화에 포함하라고 촉구했다.
사설은 “아베 담화는 역대 내각의 견해에 따라 간접적인 표현으로라도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이 전해지는 말을 포함시켜야한다”며 “또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마음에 울리는 총리 자신의 사죄의 말을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담화 관련 총리 자문기구인 ‘21세기 구상 간담회’는 6일 아베 총리에게 전달한 보고서에서 과거 전쟁 때 일본의 행위가 ‘침략’이었음을 인정하고 식민지배에 대해서
니혼게이자이신문 사설은 이런 보고서 내용에 대해 “국민 의식의 최대 공약수에 꽤 가까운 결론이 아닐까”라며 “총리는 전후 70년 담화에 이 견해를 반영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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