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피더스 PRI 1 균과 세포 표면 다당체(CSGG)의 항염증 효과/ 사진=기초과학연구원 |
유산균제로 유명한 프로바이오틱스를 다양한 염증성 질환이나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로 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 임신혁 포스텍 교수 연구팀이 미생물 신약 후보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제안했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모유 수유를 한 어린이가 아토피 피부염 같은 면역 과민 질환에 덜 걸린다'는 사실에서 프로바이오틱스와 면역 질환 치료제 간 연결고리를 찾았습니다.
먼저 장내 이로운 균총을 만드는 프로바이오틱스 중 면역을 제어할 수 있는 균을 선별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했을 때의 장내 환경을 본뜬 시스템도 연구에 활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면역반응을 원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할 수 있는 '비피더스 PRI 1 균'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비피더스균에 의한 면역 조절 기작 모식도/ 사진=기초과학연구원 |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면역 지표물질을 발현하는 생쥐에서 장 유래 면역 세포를 분리했습니다.
이중 T세포(면역반응 조절) 분화와 증식을 유도할 수 있는 특정 균만 뽑아 200여종의 후보 미생물을 추렸습니다.
연구팀은 어린아이 분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비피더스 PRI 1 균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해 연구에 돌입했습니다.
비피더스 PRI 1 균에 의해 면역 세포 분화와 발달이 조절되는지 분석한 결과 비피더스 PRI 1 균이 소장과 대장에서 면역조절 T세포 'Foxp3' 분화와 증식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비피더스 PRI 1 균 치료 효과도 검증했습니다.
나아가 연구팀은 이탈리아 나폴리대학 연구팀과 함께 비피더스 PRI 1 균의 세포 표면 다당체(CSGG)가 면역을 활성화하는 물질이라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이는 '프로바이오틱스가 살아있어야만 효능을 발휘할 것'이라던 기존 상식을 뒤집은 결과입니다.
특정 프로바이오틱스만 유익한 활성을 지니는 이유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는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합니다.
아울러 면역 활성 물질 화학적 구조와 작용 과정을 규명한 만큼 미생물을 이용한 치료제(pharmabiotics) 개발에 이바지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신혁 교수는 "발효 식품이 발달한 우리나라는 풍부한 미생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만큼 연구 수월성만 유지할 수 있다면 다양한 면역계 질환 치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논문은 오늘 오전 3시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 온라인판에 공개됐습니다.
사이언스 이뮤놀로지는 이번 연구 성과를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선정했습니다.
다음 달 중에는 미생물을 신약으로 개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문가 공개 토론이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