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다량 투입하면 신체 어떤 변화 일어날까
↑ 니코틴/사진=연합뉴스 |
경기도 남양주에서 40대 부인이 10억원대 재산을 가로채고자 내연남과 짜고 50대 남편을 살해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경찰은 부인(47)이 남편(53)을 살해하는데 내연남(46)이 구입한 니코틴 원액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니코틴을 이용한 국내 첫 살인 사건입니다.
경찰은 애초 단순 변사로 사건을 접수했으나 부검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은 남편 시신에서 다량의 니코틴이 나오자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남편의 사인은 니코틴 중독이었습니다.
니코틴은 담배에도 포함된 유해물질로,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정신과 전문의 등에 따르면 우리 몸 안의 수많은 신경과 신경 사이는 '시냅스'라는 공간이 있고 이 공간에 있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이 자극을 전달합니다.
신경전달물질이 많거나 적으면 우리 몸을 유지하는 균형이 깨집니다. 특히 심장박동, 호흡, 심리상태 등이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신경전달물질로 잘 알려진 '도파민'의 양에 큰 변화가 생기면 조현병(정신분열증)의 하나로 망상이 생기거나 환청이 들리기도 합니다.
니코틴 역시 과량 투입돼 몸 안에 강한 자극이 생기면 호흡, 심장박동 등에 부조화가 생겨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인 최진태 의정부힐링스병원장은 21일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키기도 한다"며 "이 경우에는 심장을 둘러싼 혈관에 피가 공급되지 않아 심장이 뛰지 않을 수 있는데 이것이 심근경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농도 액상 니코틴은 '화학물질관리법'상 유독물질에 해당해 허가를 받아야 제조하고 유통할 수 있으나 전자담배 이용 인구가 늘면서 국외 사이트 등을 통해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니코틴 원액은 색과 냄새가 없어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혈중 니코틴이 ℓ당 0.17㎎ 이하면 안전한 수준이고 3.7∼5.8㎎이면 치사량입니다. 1.4㎎으로도 사망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번에 숨진 남편의 시신에서는 1.95㎎이 검출됐습니다. 신체 조건에 따라 사망할 수 있는 양입니다.
부인은 남편이 숨진 뒤 10억원대 재산을 자기 명의로 바꾸고 해외로 도피하려 했습니다. 내연남은 이 여성에게 니코틴 원액을 구해주고 1억원도 받았습니다.
이에 경찰은 부인과 내연남이 공모해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구속했으나 현재 이 두 사람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부인이 어떤 방법으로 남편의 몸에 다량의 니코틴을 투입했는
다만 남편의 시신에서 니코틴과 함께 평소 복용하던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돼 수면제와 함께 먹게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본체 등 증거 분석을 의뢰하고 범행 방법 등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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