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차 브랜드들이 자사의 대표 중형 세단을 출시하며 반전에 나섰다.
지난 1월 출시된 도요타 캠리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닛산이 17일 신형 알티마를 출시했다. 혼다코리아는 오는 12월 신형 어코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차 브랜드들은 한국시장에서 부진하고 있는 이유로 엔고 현상과 독일 브랜드에 집중된 수입차 시장 구조, 국산차의 빠른 변화 속도 등을 꼽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각 업체들은 수입선 다변화를 통한 가격 인하,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위 클래스 옵션 모델 출시,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탑라이더에서 일본 대표 중형 세단 3종을 비교해봤다.
◆ 도요타 캠리의 놀라운 질주…수입차 베스트셀링 2위
도요타 캠리의 선전은 놀라울 정도다. 지난 1월 출시된 캠리는 지난 9월까지 가솔린 모델 4232대와 하이브리드 모델 1264대를 포함해 총 5496대가 판매됐다. 가솔린 모델의 경우 BMW 520d(5761대)에 이어 단일 모델 베스트셀링 2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는 한국도요타의 목표 판매 대수인 월 500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신형 캠리의 인기 비결에 대해 가격 대비 성능, 연비, 품질, 감성 등 전체적인 밸런스가 매우 뛰어나다면서 특히, 국산차와 수입차와 모두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와 일본차 특유의 꼼꼼하고 세심한 감성품질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닛산 알티마는 올해 9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266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미국에서 알티마는 같은 기간 23만4040대가 판매되며 도요타 캠리(31만4788대), 혼다 어코드(24만7847)와 함께 중형 세단 시장을 삼등분 한 인기 모델이다.
혼다코리아는 오는 12월, 신형 어코드를 국내에 출시한다. 혼다코리아는 올해 말까지 신차 5종을 포함, 내년 상반기까지 총 10종의 신모델을 국내 시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 절제미가 느껴지는 외관과 스포티한 디테일
외관은 세 차 모두 일본차 특유의 절제미와 단아함이 느껴진다. 세밀한 부분에 다양한 선을 사용해 보다 스포티한 느낌을 주려는 노력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전형적인 일본차 디자인 공식을 따른다.
신형 캠리의 외관은 쿠페 느낌을 강조한 차체 구조와 공기 역학적 디자인을 강조했다. 헤드램프도 보다 날렵하게 다듬어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주도록 했다. 미러 베이스와 테일램프 등 주요 부위에 와류로 인한 소음 방지 및 공기 저항을 줄일 수 있는 작은 날개 모양의 스트레이크를 적용했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알티마는 풀체인지를 거친 5세대 모델로,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적용된 내·외관 등 모든 부분에 변화를 줬다. 이전 모델에 비해 커진 차체는 다양한 공기 역학 기술이 적용됐으며 전면부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40% 가량 커지고 날렵한 선을 강조해 공격적인 느낌을 준다. 헤드램프는 370Z의 디자인을 채용해 부메랑 모양의 프로젝터형이 장착됐으며, 제논 헤드램프와 오토 레벨라이저가 기본으로 채택됐다.
5년만에 풀체인지된 9세대 어코드도, 기존 디자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공기 역학적 설계를 추가해 더욱 세련되게 변했다. 전면부에 위치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어코드의 DNA를 유지하면서 더욱 입체적으로 바뀌었으며 LED가 적용된 헤드램프의 디자인은 보다 얇고 길어졌다.
◆ 기본에 충실한 세련된 실내 디자인
실내는 가격 대비 내장 디자인과 품질, 감성, 소재의 마무 등이 모두 우수하다. 파격적인 디자인 요소는 없지만 차량의 기본적인 성능을 충실히 발휘할 수 있는 실용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각 차들의 크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휠베이스는 2775mm로 모두 동일하다.
신형 캠리의 내부 디자인은 기존 모델에 비해 현대적이면서 고급스럽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기존 틀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했으며 마무리도 섬세하다. 계기판은 스티치 장식이 적용됐으며, 센터 클러스는 소재의 단단함이 느껴진다. 두꺼운 계기판에 적용된 얇은 센터 클러스터의 대담한 대조도 인상적이다.
신형 알티마의 실내 레이아웃을 기러기가 날개를 편 모양의 유선형 스타일이 적용됐다. 계기반은 '3D 어드밴스디 드라이브-어시스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차량 주행 정보를 4.0인치 3D 그래픽으로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각종 조작 버튼들도 직관적이고 사용이 간편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에서 영감을 받은 저중력 시트도 인상적이다.
신형 어코드는 이전 모델에 비해 76mm 짧아졌지만 시트 배치를 새롭게 해 더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뒷좌석 공간의 레그룸은 약 33mm 늘었고 트렁크 공간은 31리터 넓어졌다. 계기반은 회전계, 속도계, 수은계 등 3개의 시인성 좋은 클러스터로 구성됐으며, 속도계 안쪽에는 동그란 LCD 주행정보창이 들어가 있다. 스티어링휠 왼쪽에는 에콘 및 차선이탈경보장치, 차체자세제어장치, 타이어공기압경고장치 버튼이 위치했다.
◆ 동력 성능은 신형 어코드가 미세하게 앞서
동력 성능은 세 차 모두 비슷한 수준이다.
신형 캠리 가솔린 모델에는 2.5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이 장착돼 181마력의 최고출력, 23.6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1.6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는 2.5리터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져 시스템출력 200마력의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신형 알티마는 2.5 SL과 3.5 SL 등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QR25DE 엔진을 탑재한 2.5 SL 모델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4.5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3.5 SL 모델의 경우 VQ35DE 엔진이 탑재돼 273마력의 최고출력과 34.6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신형 어코드 2.4 모델에는 2.4리터급 직렬 4기통 직분사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185마력, 최대토크 25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3.5리터 V6 엔진이 적용된 3.5 모델은 278마력의 최고출력, 34.8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 연비는 알티마 어코드가 캠리보다 10% 가량 우수
연비는 알티마와 어코드가 캠리에 비해 10%가량 우수하다.
신형 알티마에는 새롭게 개발한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 변속기가 탑재돼 캠리보다 우수한 연비를 제공한다. 알티마 2.5 모델의 연비는 신연비 기준 12.8km/l로, 구연비로 측정한 캠리(2.5 모델)의 연비인 12.8km/l와 수치상 같다. 구연비로 측정했을 경우 신형 알티마의 연비는 14.4km/l로, 캠리보다 12.5% 우수하다.
신형 어코드의 국내 연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기준으로 신형 어코드의 연비는 2.4모델 12.8km/l, 3.5모델 10.6km/l로 신형 알티마(2.5 13.2km/l)와 비슷하고 캠리(2.5 11.9km/l)보다 우수하다.
◆ 월 300대, 도요타 캠리를 잡아라
한국닛산이 밝힌 신형 알티마의 판매 목표는 월 300대 수준이다. 이는 혼다코리아의 신형 어코드 판매 목표와 동일하다.
일본 대지진 이후 하락하고 있던 일본차 판매량. 한국도요타는 신형 캠리를 출시하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한국닛산과 혼다코리아다.
한 업계 관계자는 "3000만원대 중형 가솔린 세단 시장에서 이들의 경쟁 상대는 국산브랜드와 자국 브랜드"라며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 직접 경쟁해야 하는 도요타 캠리의 판매량을 얼마나 끌어올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도요타 신형 캠리와 닛산 신형 알티마 2.5 모델의 가격은 3350만원으로 동일하다. 신형 어코드 2.4 모델의 가격은 캠리, 알티마와 비슷한 33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승용 기자 /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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