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각종 온라인 언론사의 보도를 통해 폭스바겐의 초소형차 업!(UP!)이 주목받고 있다. 여러 매체는 업!이 국내 시장에 1천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라서 국산차 업계가 크게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보도는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를 노린 소위 낚시 기사다.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매체에서 앞서 작성한 기사를 베껴 쓴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폭스바겐 업!에 대한 오보는 50여건을 넘었다.
◆ 폭스바겐 업!, 경차인가?
폭스바겐 업!은 굉장히 작은 차다. 도심에 적합하게 차체를 최소화시켜 길이는 3540mm, 너비는 1640mm다. 그렇지만 휠베이스는 2420mm에 달해 소형차 못지않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기아차 모닝보다 길이는 55mm 짧지만 오히려 휠베이스는 35mm가 더 길다. 쉐보레 스파크 보다 길이는 55mm 짧고 휠베이스는 45mm 더 길다.
국내 경차 기준은 엔진 배기량이 1000cc 이하며 길이 3600mm, 너비 1600mm, 높이 2000mm 이하여야 한다. 업!은 모닝이나 스파크보다 차체는 짧지만 너비가 1640mm에 달해 국내 경차 기준을 초과한다. 그래서 국내 시장에 출시되더라고 취득·등록세, 특소세와 교육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 1천만원 미만의 가격?
온라인 매체는 너나 할 것 없이 ‘전문가의 분석’이라는 감투를 통해 폭스바겐 업!이 국내 시장에 1천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출시된다고 보도했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독일 시장에서 업!은 총 5가지 트림으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이 가장 낮은 모델의 가격은 9975유로다. 환화로 약 1444만원이다. 가장 비싼 모델의 가격은 약 2007만원(13875유로)다.
경차 혜택도 받을 수 없는 1.0리터 소형차를 단순 환산 가격인 1444만원에 판매한다하더라도 모닝·스파크 등 국산 경차가 위태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업!은 국내 시장에 출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업!은 연비가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해 유럽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 실정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또 “많은 매체들이 사실을 확인도 하지 않은채 보도하고 있어서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상영 기자 /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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