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연(가명, 34)씨는 등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그에게 등산은 ‘고행’일 뿐이다. 가파른 산비탈을 올라가는 것이 여간 힘들고 지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울긋불긋 물든 산이 자꾸 그를 부른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 해가 떠오르면 지난 여름내 묶여 있던 등산화를 꺼내 신고 산으로 향한다.
붉게 물든 가을 산은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의 발길도 붙든다. 벌써부터 단풍놀이를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바람은 선선해 졌지만 햇살은 여전히 따갑다. 이런 이유로 가을 산행에도 꼭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자외선차단제. 가을 햇볕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자칫 피부노화는 물론 각종 피부질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학철피부과의원 신학철 원장은 “여름이 지나면 대부분 자외선 차단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데, 가을 햇볕을 얕봤다가는 잔주름이 생기고 기미, 잡티, 주근깨는 물론 일광화상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여름의 땡볕에 시달렸던 우리 피부는 가을에 급격하게 적응력이 떨어진다. 극심한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 탓에 피부 수분과 재생 능력도 떨어져 강한 자외선과 같은 외부 환경에 강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또한 자외선은 콜라겐 및 탄력섬유를 파괴해 피부노화를 촉진, 주름이 생기게 한다.
물론 자외선은 비타민D 합성 등 우리 몸에 이로운 점도 많다. 그러나 뭐든지 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 건강하게 가을 산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신 원장은 “등산과 같이 장시간 야외활동을 나갈 때는 외출 30분 전에 자외선차단제를 얼굴과 목, 손등 등에 꼼꼼히 발라주고, 자외선 A와 B를 함께 차단해 주면서 자외선 차단 지수(SPF)가 15~30 정도의 크림을 2~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외선차단제 바르기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피부노화는 물론 기미, 잡티, 주근깨와 같은 색소침착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조해진 피부를 위해 하루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셔 체내에 수분을 채
자외선 차단은 물론 식물들에 의해 알레르기나 접촉성피부염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긴 옷을 입어주고, 눈 보호를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해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