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숙취 해소되는 거 맞나?…내년부터 입증 필수

내년부터 숙취 해소 기능성 표시제 시행…과학적 근거 확보해야
숙취해소제 매출 상승세…시장 경쟁 치열해질 전망

내년부터 '숙취해소'라는 문구를 제품에 표기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효과를 입증받아야 합니다.

↑ 숙취 해소 제품 자료화면, / 사진 = MBN

어제(12일) 삼양사는 숙취해소 기능성 표시제를 앞두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숙취해소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쾌환’ 전 제품에 사용되는 글루타치온 성분의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 4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숙취해소 기능 표시 및 광고 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 규정에 따르면 숙취해소제 제조업체는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해 제품의 효과를 입증해야 합니다.

과학적 근거를 입증받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제품 섭취 후 혈중알코올농도와 아세트알데히드 농도의 변화, 복용자의 주관적인 숙취 개선 정도 등을 평가받아야 하는 것인데, 실증자료를 갖추지 않고 숙취해소 표시·광고를 하면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에 해당돼 행정처분을 받게 됩니다.

규제 강화에 식품업계 반응은 엇갈립니다. 대형 식품 기업의 숙취 해소제 제품들은 이미 인체적용시험을 마친 상태인데, HK이노엔의 간판 숙취해소제 브랜드 ‘컨디션’, 한독의 ‘레디큐’, 삼양사 ‘상쾌환’ 등이 대표적입니다.

중소기업들은 시험 비용과 시간 등의 문제로 인해 시장 철수를 검토하거나, '술 마신 다음 날’ 등 대체 표현을 사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입니다.

하지만 비유적 표현의 경우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닐슨아이큐(NIQ)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숙취해소제 판매액은 3,473억 원으로 전년(3,144억 원)보다 10.4% 늘어났습니다. 최근에는 과일향 등을 첨가한 젤리 제형의 숙취해소제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음료형 숙취해소제는 2022년과 지난해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이 각각 28.1%·14.6%지만, 비음료형 숙취해소제는 각각 54.0%·25.2%로 더 큰 신장세를 보였습니다.

매출 구성비에서도 비음료형 숙취해소제는 2021년 29.3%에서 2023년 34.4%로 비중이 늘었습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급 주류 소비 증가와 함께 음주의 질을 높이려는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일반 주류 시장과 달리 숙취해소제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숙취해소제 표시·광고 규제 강화로 제품 간 시장 점유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