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팔만대장경 인경책, 123년 만에 햇볕 쬐고 바람 쐰다

14일 해인사 경내에서 포쇄 행사
칠석다례·시 낭송·클라리넷 연주 등도 진행

팔만대장경판을 종이에 찍은 '인경책'이 123년 만에 실내 보관고를 벗어나 바깥 공기를 쐽니다.

경상남도 합천군에 있는 해인사는 14일 팔만대장경 인경책 1,270권 포쇄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포쇄는 젖거나 축축한 것을 바람에 쐬고 볕에 말리는 것을 말합니다.

책에 스며든 습기를 제거해 부식과 충해를 막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입니다.

해인사는 오래전 팔만대장경뿐만 아니라 국책(고려실록)을 경내 외사고에 보관해오며 3년에 한 번씩 포쇄했던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이번에 볕을 쬐는 인경책은 1898년 조선 후기 상궁 최 씨의 발원으로 찍어낸 것입니다.

당시 4부를 찍어내 해인사·통도사·송광사에 각 1부씩, 전국 주요 사찰에 나머지 1부를 나눠 봉안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해인사는 2017년 포쇄 행사를 퍼포먼스 형식으로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인경책 1,270권 전체가 빛과 바람을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포쇄 행사는 14일 오전 10시 경내 대적광전과 수다라전 사이 공간에서 열립니다. '찬탄 귀의 거불'을 시작으로 인경책 이운(자리 옮기기), 포쇄, 포장과 봉안 등의 행사가 오후까지 이어집니다.

포쇄가 진행되는 14일은 해인사가 경내 대비로전에 비로자나 동형쌍불을 조성한 날이자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음력 7월 7일입니다.

해인사 측은 같은 날 대비로전 동형쌍불에 차와 꽃을 올리는 칠석다례와 시 낭송, 코로나19 극복을 염원하는 클라리넷 연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4행시 공모전도 진행합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