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미술시장이 '저가 경매'로 돌파구 모색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빨래터' 위작 논란과 미술품 양도세 부과 등 곳곳에 암초가 있어 얼어붙은 시장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습니다.
강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미술시장 침체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경매 낙찰 총액은 전년 대비 700억 원 이상 감소했습니다.
'블루칩'으로 꼽히던 주요 작가들의 낙찰 총액도 1/3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경매회사들은 올 초부터는 고가의 작품보다는 300만 원 이하의 저렴한 미술품을 선보이는 기획 경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화랑들도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할인해 파는 이른바 '세일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이학준 / 서울옥션 대표
- "미술품을 단지 감상 목적뿐아니라 투자의 목적으로 보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봅니다. 좀 더 미술시장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런 분들을 적극적으로 시장에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기획 경매를 시도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미술시장에 '봄바람'이 불기에는 아직 멀어 보입니다.
한국 미술의 '상징'처럼 돼 버린 45억 원짜리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는 위작 논란조차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18일 1차 변론기일이 잡혀 있지만, 재판부까지 바뀐 상황이어서 최종 판결까지는 시일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오는 2011년 시행 계획인 미술품 양도세 부가 방침도 시장에는 치명적입니다.
정부는 미술품 한점 당 가격이 4천만 원 이상일 경우 매입가를 뺀 양도 차익에 대해서 20%의 양도세를 부과할 계획입니다.
▶ 인터뷰 : 김종춘 / 한국고미술협회 회장
- "시장이 불경기로 인해서 어느 때보다 최악의 상황입니다. 이럴 때 세금을 매기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닌가. 오히려 거꾸로 정부에서 부양책을 세워줘야 하는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때문에 경기 상황이 좋아져도 시장 회복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기에 거품을 걷고, 옥석을 가려야 제2의 호황을 기대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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