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을 철거하고 있는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전경. HUG의 분양가 관리기준 변경으로 분양을 앞둔 둔촌주공이 관심을 받고 있다. [매경DB] |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HUG 측은 최근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일부 보완해 현실에 맞도록 기준을 세분화했다. HUG는 원래 같은 자치구 내 사업지 반경 2㎞ 이내를 기준으로 △분양 1년 이내 △분양 1년 이후~준공 전 △준공 이후 10년 내 순으로 비교 대상 단지를 찾아 분양가를 산정해 왔다.
여기서 비교 단지를 정할 때 '아파트 브랜드·단지 규모·입지 여건' 등 두 개 이상이 유사해야 하지만 기준이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았다. 예를 들어 아파트 브랜드는 도급 순위 1~30위, 31~100위, 101위 이하 세 묶음으로 나눴는데 이렇게 되면 작년 1위인 래미안(삼성물산)과 29위인 빌리브(신세계건설)를 동급 브랜드로 인정했던 셈이다. 단지 규모도 300가구 미만, 300~1000가구, 1000가구 초과 그룹으로만 나눠 1000가구짜리 중형 단지와 1만가구 규모 대형 단지를 같이 비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HUG는 이번에 비교 단지 기준을 좀 더 세밀하게 바꿨다. 우선 비교 단지의 브랜드·단지 규모 등을 좀 더 세분화해 종합 점수를 매기기로 했다. 예를 들어 브랜드의 경우에는 도급 순위를 10개씩 잘라서 묶는 식으로 기준을 세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분양할 단지와 비교 단지 간 일정 점수 이상 격차가 발생할 경우 이를 반영해 어느 정도 분양가 상향 조정도 가능하도록 했다.
결국 시장에서는 규모가 크고 기존 HUG 기준에 반발이 심했던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등을 구제해주기 위해 HUG가 '맞춤형'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보고 있다. 특히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이런 큰 변화를 정식 공개하지도 않고 슬그머니 흘리는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다. 일반분양 물량이 4786가구에 달하는 둔촌주공아파트는 지난해 12월 관리처분총회에서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3550만원으로 책정했다. 반면 HUG 측 종전 기준에 맞춘 일반분양 예정가는 2600만원대 수준에 불과해 무려 약 1000만원 격차가 있다.
둔촌주공 조합은 이번 기준 변경 소식에 조합이 원하는 가격대와 비슷한 수준에서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입지·브랜드·규모 측면에서 강동구 내 인근 단지들과 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송파구(헬리오시티), 광진구(광진그랜드파크) 등 인접한 자치구까지 비교 대상이 넓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올해 상반기 서울 청약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도 일반분양가 상향을 기대하고 있다. 이 단지는 인근에 지난해 11월 분양한 '르엘신반포센트럴'이 있어 같은 수준의 분양가가 정해질 예정이었다.
실제로 방배그랑자이 등 지난해 6월 이후 서초구 내 분양단지의 분양가는 모두 3.3㎡당 4891만원이었다. 하지만 원베일리 조합 관계자는 "서초구 방배동과 반포동 사이에 엄연히 시세 차이가 있음에도 똑같은 가격에 분양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5400만원부터 시작하는데 일반분양가가 조합원 분양가와 최소 비슷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에 위치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세우는 주상복합아파트 '힐스테이트 세운'도 HUG 기준 변경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주변에는 지어진 지 10년 가까이 된
[손동우 기자 / 정지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