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가도서 정치적 내상…대선정국 요동

미국 하원이 현지시간으로 오늘(1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문제 삼아 탄핵소추안을 가결함에 따라 미 정가가 더 깊은 '탄핵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탄핵 심판 바통을 이어받는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이 과반이어서 부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내년 11월 대선전 본격화와 맞물려 형성된 탄핵 국면은 대선 정국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수성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 진영과 정권 탈환을 목표로 한 민주당 사이에 탄핵 정국을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한 치열한 수 싸움도 예상됩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하원의 탄핵을 받은 대통령이라는 불명예 속에 정치적 내상을 입었습니다.

부동산 재벌 출신의 '아웃사이더', '이단아'로 불린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 이래 민주당과 사사건건 충돌하며 극도의 갈등 관계를 지속했습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선 캠프가 러시아의 선거 개입에 공모한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이 불거졌을 때부터 민주당 소장파를 중심으로 트럼프 탄핵론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탄핵의 역풍을 우려해 이 흐름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결국 지난 9월 우크라이나 스캔들마저 터지자 탄핵 추진으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민주당은 탄핵안이 상원 문턱까지 통과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을 고려하면 탄핵 추진은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기 위한 카드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탄핵소추안 가결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오명을 입힌 것은 분명하지만 대선 정국에서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가늠하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탄핵추진이 '쿠데타 시도'라며 강도 높게 민주당을 비난했습니다. 공화당도 민주당이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의도에서 탄핵을 추진했다고 협공하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자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등 양측 모두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호소 전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민적 여론의 양분은 상원의 탄핵 심판이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으로도 이어집니다. 여론이 양분된 상황이라 공화당이 탄핵안 부결에 따른 정치적, 여론적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어느 대통령도 탄핵 절차 이후 재선 도전에 나선 적이 없어 트럼프 대통령에겐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겐 대선이 정당성을 입증할 기회"라고 평가했습니다.

대선 정국과 맞물려 돌아가는 상원의 심리 과정에서 어떤 쟁점이 부각되고 기간은 얼마나 걸릴지, 또 최종 결과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탄핵 이슈의 파급력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