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사흘째 헛바퀴를 돌렸습니다.
민주당은 오늘도 '실력 저지'에 나선 가운데 한나라당은 '정면 돌파'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조익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장석을 점거한 체, 회의장에 들어서는 고흥길 문방위원장을 막아섰습니다.
실랑이 끝에 회의장 진입엔 성공했지만, 위원장석에 앉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 인터뷰 : 성윤환 / 한나라당 의원
- "보좌관 진 다 물리고 우리 의원들끼리 얘기하죠."
▶ 인터뷰 : 서갑원 / 민주당 의원
- "우리도 힘이 달리니까 할 수 없이 이러고 있는 거니까 이해 좀 해주세요. 뭐 어쩌겠어. 우리가 그림 따질 만큼 한가롭고 여유롭지가 않아."
결국, 여야 간사 협의 끝에 국정감사 결과 보고서만을 상정한 후 곧바로 산회를 선포했습니다.
행안위와 교과위 등 나머지 상임위도 민주당의 반대로 의사일정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이 내일(18일) 한미FTA 비준 동의안을 직권상정하겠다고 나서 또 한차례 격돌이 예상됩니다.
이번엔 한나라당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을 태세입니다.
▶ 인터뷰 : 홍준표 / 한나라당 원내대표
-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정책이 바뀌고 사회 전반이 바뀌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정권이 바뀌었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게 바꿔줘야 합니다."
직권상정을 위해 소속 의원들을 단속하는 한편, 박진 통외통위 위원장은 질서유지권 발동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민주당도 의원들에게 여의도를 떠나지 말라는 금족령을 내리고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 인터뷰 : 원혜영 / 민주당 원내대표
- "직권상정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직권상정을 강행할 경우 일어나는 모든 사태는 전적으로 한나라당이 책임져야 합니다."
그러면서 미국 행정부가 미 의회에 비준 요청을 하면 그날부터 30일 이내에 비준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한나라당은 내일 의원총회를 열고 이번 임시국회에서 꼭 통과시켜야 할 주요 법안을 추려내기로 했습니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예산 부수 법안과 금산 분리 완화 등 경제관련 법안을 우선 처리 대상으로 꼽았습니다.
임 의장은 민주당이 악법으로 규정한 국정원법과 통신비밀보호법도 경제 관련 법안이라고 강조해 여야 간 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mbn뉴스 조익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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