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서 고액 자산가를 담당하는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최근 환율 변동 수혜자를 꼽았다. 그는 "짧은 기간에 달러 가치가 급등한 만큼 실수요보다 더 많은 달러를 보유했던 분들이 이득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환차익을 노린 듯 주요 시중은행 달러 보유액이 최근 급감한 것으로 8일 분석됐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주요 5개 은행의 지난달 말 달러예금 잔액은 총 334억달러로, 2016년 12월(331억달러) 이후 2년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4월 말 잔액(396억달러)과 비교해도 15.8% 줄어든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달러당 원화값이 1100원대로 떨어졌을 때 개인뿐 아니라 법인 고객들에게서도 달러 투자 문의가 많았다"며 "이들이 달러 상승에 맞춰 달러 자산을 원화로 환전해 차익을 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환테크의 기본은 달러화가 쌀 때 샀다가 비쌀 때 팔아 차익을 보는 것이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크고 달러당 원화값 가치가 요동치면 달러 매수·매도 기회를 여러 번 잡을 수 있어 환테크의 적기로 불린다. 단 지금처럼 달러가치가 원화보다 많이 오른 시기는 당장 환테크에 뛰어들기 좋은 시점은 아니다. 이달 3일 기록한 달러당 원화값의 종가 기준 연저점 1170원은 지난 1월 30일의 연고점 1116.3원과 53.7원이나 차이가 난다.
주요 금융기관에서 올해 환율 전망치를 1110~1150원 선으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이 수준보다 달러가 쌀 때 사는 것이 수익성을 높이는 길이다. 김현식 메리츠종금증권 강남금융센터 영업이사는 "무역협상 타결 양상에 따라 달러가 약세를 띨 때 서서히 분할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 이사는 "1100원 이하에서도 달러 매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이들은 환율 예측은 리스크가 큰 만큼 투자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러 투자는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달러 상장지수펀드 상품이나 보험·증권사에서 주로 취급하는 달러보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외화예금은 예금 금리와 환차익으로 동시에 수익을 볼 수 있고 원금 손실 우려가 적어 대표적인 환테크 상품으로 꼽힌다. KEB하나은행은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미 달러화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인 수퍼플러스(MMDA)에 신규 가입하면 하루만 예치해도 연 1.8% 금리를 준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 '다통화 월복리 외화적립예금'은 내국인이 1년간 달러화를 예치하면 연 2.73%를 적용해 웬만한 원화 정기예금보다 금리 수준이 높다.
달러보험은 보험료를 미국 달러나 원화로 납입한 뒤 보험금을 탈 때 달러로 받는 상품이다. 달러 예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