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외딴 도서 지역 주택가에 굶주린 북극곰 수십 마리가 출몰하면서 지역 당국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먹을 것을 구하는 데 점차 어려움을 겪는 북극곰들은 북극해 인근 노바야 제믈랴 제도의 주민을 공격하거나 심지어 주거지나 공공건물 안까지 들어오고 있습니다.
수천 명이 거주하는 노바야 제믈랴의 주요 거주지 부근에 모두 52마리의 북극곰이 출몰했고, 이 중 6~10마리는 아예 이 지역에 눌러앉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역 행정 책임자인 비간샤 무신은 "1983년부터 이곳에 살면서 이렇게 대규모로 북극곰이 출몰한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일부 곰들은 인근 군기지 구역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이 북극곰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북극 얼음이 녹아내리자 먹을 것을 찾아 남쪽으로 내려오게 되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게 된 것입니다.
지역 관계자들은 공포에 질린 주민들이 집 밖을 나가는 것 등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겪고 있다면서 부모들은 아이를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유치원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출퇴근하는 군인을 위해 특별차량을 제공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극곰이
현재 러시아에서 이들 곰을 사냥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앞서 2016년 노바야 제믈랴 동부의 아르한겔스크 지역의 기상관측소에서는 러시아 과학자 5명이 수 주 동안 북극곰들에 포위되는 일도 벌어진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