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임한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를 이을 후임 총재 후보로 63살 데이비드 맬패스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을 지명했습니다.
'트럼프 충성파'인 맬패스 차관은 세계은행의 역할 확대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온 만큼, 신임 총재로 선출되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현지시간 6일) 백악관에서 맬패스 차관을 "대단하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우며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미국 납세자들의 세금이 효과적이고 현명하게 쓰이도록 하는 것"이라며 "맬패스는 오랫동안 세계은행의 책임에 대한 강력한 옹호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맬패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경제참모를 거쳐 트럼프 행정부에 입성해, 보호주의 통상정책 실행에 앞장섰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행정부에서 각각 재무부, 국무부 관리로 일했습니다.
'대(對)중국 강경파'로 분류되는 맬패스가 신임 총재를 맡게 되면 중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세계은행의 지원 프로그램이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맬패스는 세계은행이 너무 비대하고 비효율적이며, 역동적인 신흥시장으로 성장하는 개도국에 대한 지원 중단을 꺼리고 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특히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에 대한 지원 중단을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세계은행이 추진해온 기후변화와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도 예산이 삭감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맬패스에 대해 "중국을 극렬히 비판해온 트럼프 충성맨"이라고 표현했고, AFP통신은 "논란이 있는 선택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수의 주주들, 특히 유럽국가들로부터 지지를 받는다면 세계은행 구조조정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세계은행 이사회는 내달 14일까지 189개 회원국으로부터 차기 총재 후보를 추천받아 최종 후보 3인을 발표한 뒤, 4월 중순쯤 새 총재를 선출할 예정입니다.
전통적으로 16%의 의결권을 가진 최대 주주인 미국이 낙점한 후보자가 총재로 선출됐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글로벌리즘을 거부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는 국가들이 반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세계은행이 전통을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전 총재는 임기를 3년여 남겨두고 지난달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김 전 총재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에 연임이 결정됐으나 친환경 프로젝트와 다자주의에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