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시장에서는 내년에 매각 가능성이 있는 주요 국내 기업 매물로 한온시스템(예상 매각가 7조원), 쌍용양회(3조원), 홈플러스 리츠(예상 공모 규모 1조7000억원) 같은 조 단위 매물만 5~6곳을 거론하고 있다. PEF의 국내 기업 매각 규모는 2016년 4조4095억원에서 올해 7조2140억원으로 63.6%나 훌쩍 늘어난 상황이다.
올 들어 ADT캡스(2조9700억원, 이하 거래가격), 오렌지라이프(2조2989억원), 코웨이(1조6850억원) 등 조 단위 PEF 보유 기업 3건의 매각이 잇따라 성사됐다. PEF 보유 기업 매각 사례 중 조 단위 거래 사례는 2016년 로엔엔터테인먼트(1조8743억원), 지난해 카버코리아(3조2886억원) 등 매해 단 1건에 그쳐왔다. PEF발 매물이 점증하는 양상인 것이다.
그간 매각 작업이 성사되지 않았던 기업들의 매각 여부가 우선 관심사다. 딜라이브(1조원, 이하 예상 거래가격), 교보생명(2조원), 할리스커피(2500억원), 전주페이퍼(8000억원)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둘러싼 제도적 여건이나 업황에 대한 비관적 전망 등으로 매각이 성사되지 못했다.
올해 M&A '큰손' 매도자는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지만 내년에는 한앤컴퍼니가 부상할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한앤컴퍼니 보유 기업 중 현재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웅진식품(예상 거래가 2500억원)은 물론 자동차공조기업 한온시스템(7조원), 시멘트기업 쌍용양회(3조원) 등을 주목하고 있다.
IB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전기차 시장 도래에 대비해 관련 M&A를 공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톱티어 공조기업인 한온시스템은 주요 M&A 타깃 매물이 될 전망"이라며 "남북경협 수혜를 받고 있는 쌍용양회 역시 공격적 베팅에 나서는 인수자가 나오면 거래 성사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은 한국타이어가 우선매수권과 동반매도권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권리는 2021년 6월에 만기가 돌아온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PEF 보유 기업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수자로 국내 대기업이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대기업들이 최근 국내 기업을 사들이기보단 규제 이슈로부터 자유로운 해외 기업 인수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이나 다른 PEF 운용사가 인수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아울러 최근 증시 침체가 지속될 경우 M&A 시장은 '소화불량'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PEF업계 관계자는 "증시 침체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을 경우 매도에
반면 중견기업 시장에선 PEF가 '인수자'로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밸류에이션이 낮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PEF에는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뜻"이라며 "저평가된 우량 중견기업에 대한 투자 입질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