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호텔과 베이커리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3개의 에릭케제르 점포 중 서울 강남구 소재 갤러리아명품관점이 폐점했다. 에릭케제르는 임대 형식으로 갤러리아명품관에 입점했으며 백화점 측의 MD효율화 작업에 따라 지난달 31일부로 점포가 빠졌다. 기존 에릭케제르 자리에는 팝업스토어가 임시 운영 중이며 다음달 15일께 새로운 카테고리의 브랜드가 들어설 예정이다.
에릭케제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베이커리 브랜드로, 지난 2010년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과 일본 왕실이 즐겨찾는 것으로 알려져 개점 초반 이목을 끌었으며, 프랑스 본사에서 한국으로 직원을 파견해 액체 효모를 이용한 제빵 기술을 전수하는 등 프랑스 본토 빵 맛을 내세우면서 삼청동점, 63점, 더플라자점, 갤러리아명품관점으로 점포를 잇따라 확장했다.
특히,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012년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도 베이커리 사업을 이어올 정도로 애착을 보여왔다. 당시 대기업이 베이커리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을 두고 사회적 뭇매를 맞으면서 롯데그룹은 포숑을, 호텔신라는 아티제를, 현대자동차그룹은 오젠을 각각 매각하거나 사업을 접었지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망고식스와 빈스앤베리즈에 빵을 공급하며 사업을 확대했다. 빈스앤베리즈는 같은 한화그룹의 한화갤러리아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한 베이커리 브랜드다.
하지만 지속적인 매출 하락에 삼청동점이 문을 닫은 데 이어 갤러리아명품관점도 결국 폐점했다. 지난 2016년 망고식스 납품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부터 빈스앤베리즈에도 납품하지 않는다.
남은 두 곳은 공사에 들어갔다. 63점은 현재 주방 일부 공사에 들어가 빵 제품군을 3~4가지로 줄였으며, 더플라자점 역시 오는 10일까지 전면공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더플라자 호텔 등 5성급 호텔을 운영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가 없는 만큼 에릭케제르 사업을 접고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도 내부적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케제르를 운영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호텔부문이 적자를 이어가면서 높은 로열티는 지급하면서도 매출이 부진한 브랜드 운영이 부담이 되고 있단 지적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666억9051만원과 63억5738만원으로, 식자재·단체급식·외식사업의 FC부문과 콘도·골프장·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리조트부문이 성장세를 이끈 반면 호텔부문은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호텔부문의 매출 비중은 10% 수준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베이커리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점포 확장이 아닌 고품질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브랜드 철수와 신규 브랜드 론칭은 아직 결정된 바 없지만 브랜드 포지셔닝을 마쳐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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