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법정에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수십억 원의 뇌물을 줬다는 비망록 내용이 공개돼 충격을 줬는데요.
이 전 대통령이 강력히 부인하자, 재판부는 비망록의 진위 여부를 감정해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김도형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08년 2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서울 통의동에서 직접 만났다고 회고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수십억 뇌물에도 부탁했던 인사 청탁이 잘 안 되자, "MB가 원망스럽다. 파렴치한 인간들"이라며 적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이팔성 비망록'이 이 전 대통령의 22억 원대 뇌물 혐의의 결정적 증거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재판에 참석한 이 전 대통령은 이팔성 비망록에 대해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궁지로 몰기 위해서 진술한 것 같다"며 "차라리 이 씨를 불러 거짓말탐지기로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전 회장이 자리를 챙겨줄 정도의 '대선공신'도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한 번도 선거운동 때 얼굴을 비치지 않았고, 퇴임 이후에 인사도 없었다"며 가깝지 않은 사이라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의 반발이 거세자, 지난 1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팔성 비망록에 대한 감정을 요청했습니다.
MBN뉴스 김도형입니다.[nobangsim@mbn.co.kr]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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