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만 가는데요. 시원한 소식 한 가지 전해 드립니다.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찜통더위에 애를 먹는 경비원들을 위해 에어컨을 쾌척하고, 전기료도 대신 내기로 했습니다.
임성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방배동의 한 아파트.
쏟아지는 땡볕에 바깥 온도가 40도에 육박하지만, 웬 일인지 경비실은 시원합니다.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전기료를 부담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현호 / 아파트 경비원
- "주민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시죠. 선풍기 바람과 냉동기 바람은 천지 차이죠. 다들 부러워하죠."
지난주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경비실에 냉방기를 설치하고, 월 전기 사용료 2천 원을 나눠내자"는 제안 글이 붙었습니다.
주민들은 게시글 옆에 지지하는 내용의 메모지를 남겼고, 총 30가구 가운데 24가구가 '찬성' 의견을 냈습니다.
▶ 인터뷰 : 아파트 주민
- "평소에 고맙게 생각하는데, 예년에는 이렇게 덥지 않았잖아요. 힘드신 것 같아서 주민들이 많이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처음 글을 붙인 주민은 자비를 털어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했습니다.
▶ 스탠딩 : 임성재 / 기자
- "가장 먼저 에어컨 설치를 제안했던 익명의 주민은 자신의 제안에 힘을 실어준 다른 주민들에게 꽃을 통해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주민들의 선의에 감동한 아파트 관리소장도 정문 초소 등에 자비로 에어컨을 설치하는 등 작은 배려가 아파트 전체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임성재입니다.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