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인해 사업성이 일부 줄어들더라도 강남권의 30년 넘은 낡은 아파트는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면 충분히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재건축 자체를 가로막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송파동·방이동·오금동 등 송파구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줄을 잇고 있어 눈길을 끈다. 좋은 입지에 1980년대 준공된 아파트 단지가 많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4~5년간 송파 지역에서 신축·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와 입주한 지 10년 이상~25년 미만인 일반 아파트 단지 간 시세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송파동 가락삼익맨숀(1984년 12월 입주)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최근 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현상설계 응모 공고를 냈다. 이달 10일까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접수한다.
현재 936가구인 가락삼익맨숀은 재건축을 통해 최고 31층, 총 1650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방이동 225 일대 잠실 한양3차아파트(1985년 2월 입주)는 최근 재건축 정비계획과 정비구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안건을 구청에 제출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간 주민 공람 공고를 진행하고 있다.
재건축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잠실 한양3차아파트는 현재 252가구에서 482가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오금동에 위치한 1316가구 규모 중대형 아파트 단지인 현대2·3·4차(1984년 12월 입주)도 지난달 5일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시·구 합동회의를 열었다.
이 단지는 2015년 안전진단을 받았고 2020년까지 정비계획 수립과 추진위원회 구성을 마치는 게 목표다. 5호선 방이역과 3·5호선 오금역 사이의 더블 역세권이고 올림픽공원이 400m 거리에 있어 입지가 뛰어나다.
송파동 한양2차아파트(1984년 10월 입주)는 조합 설립 동의서를 징구 중이다. 단지 전체(744가구) 동의서 징구율은 80%가 넘었으나 일부 개별 동 동의율이 과반에 못 미쳐 추진위원회의 설득 작업이 한창이다.
1985년 1월 입주가 이뤄진 송파동 161 일대 송파미성맨션도 최근 재건축 사업에 대한 주민제안이 접수돼 송파구와 서울시 등 관련 기관이 협의 중이다.
이처럼 송파구에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것은 1980년대 지어져 준공 30년이 넘은 아파트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송파구는 1980년대 입주한 준공 30년 이상 된 아파트 단지(300가구 이상 기준) 수가 18개, 1만4997가구에 달한다. 뒤를 이은 서초구 15개 단지, 7828가구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숫자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아직 만 30년이 넘지는 않았지만 1988년부터 1990년까지 입주한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구 수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송파구(8개 단지·1만4121가구)가 두 번째로 많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공무원 대상 아파트가 집중적으로 지어진 노원구가 37개 단지, 4만9147가구로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현재 재건축 추진이 초기 단계인 단지는 당장 주변 아파트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많아지면 이들이 지역 내 대기 수요를 빨아들이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없는 기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의 깊게 볼 대목은 재건축 추진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의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재건축 추진 아파트는 기대치가 높아져 헬리오시티 등 새 아파트가 입주해도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없는 반면, 재건축 기대치가 없는 일반 아파트는 상당 기간 가격이 오르기 힘들다"고 예상했다.
올 들어 약세를 나타내는 송
[최재원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