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외국인 불법 고용 혐의로 11일 출입국당국에 출석했다.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 11명을 총 24차례 폭언·폭행한 혐의로 구속 위기에 처했다가 지난 4일 영장이 기각된지 일주일 만에 다시 수사당국에 불려나왔다.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 전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 전 이사장은 혐의를 인정하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답했으며, 가사도우미들 출국을 지시하거나 입막음 시도를 했느냔 물음에도 “성실히 조사받겠다”고만 말했다.
다만 불법고용에 대해 직접 지시한 사실이 있냐고 묻자 “안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인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가사도우미로 불법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필리핀 현지에서 가사도우미를 모집한 뒤 연수생 비자를 받아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보내는데 대한항공 인사전략실과 대한항공 마닐라지점 등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단 의혹도 받는다.
조사에 따르면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지난 10여 년 동안 약 20명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촌동 자택 등에서 일을 시켜왔다.
이민특수조사대는 이 전 이사장이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이 현행법에 어긋난단 사실을 알았는지, 이들의 국내 입국에 어느정도 관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이 전 이사장의 맏딸인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24일 먼저 소환조사를 받았으며,
이민특수조사대는 이날까지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이 누구 지시로 이뤄졌는지 확인한 뒤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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