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6·13 지방선거가 끝나면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그간 미뤄뒀던 주요 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사안들은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임자 휴직 인정, 대입개편안 등 모두 정치적 이해관계가 민감한 것들이어서 지방선거 이후 교육정책을 둘러싸고 또 한차례 공방이 일어날 전망이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오는 22일께 역사과 수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교육과정'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새 검정 역사교과서의 '집필기준'을 공개한다.
집필기준이 주목 받는 것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달 내놓은 집필기준 시안이 현행과 달리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표현을 뺐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도 '민주주의'로 바꿨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시안 마련에 참여한 정책연구진의 의견을 수용해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표현 대신 '남한 유일 합법정부'라는 표현을 집필기준에 넣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과정은 20일간 행정예고를 거쳐야 하고, 의견수렴을 통해 일부 내용이 바뀔 수 있다"며 "교육과정의 수정 여부를 고려해 집필기준도 7월께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전임자의 휴직 허용 여부도 선거 직후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초 전교조는 시·도 지부 27명과 본부 6명 등 33명의 노조 업무 전임을 허가해달라 요청했다. 교육부의 불가 방침에도 10개 시·도 교육청은 이를 허용했고, 교육부는 이들 교육청에 4월말까지 전임자 휴직을 취소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서울·부산·전남·충남 교육청은 교육감 선거 후 입장을 정하겠다는 뜻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충북·세종·광주·전북·경남 교육청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 이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고, 강원교육청은 입장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
일부 교육청이 지난해 전교조 전임 허가를 철회하지 않아 교육부가 직권취소에 나섰던 것과 비교할때 이번역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2학년도 대학 입시제도 개편안 역시 지방선거 이후 이목을 집중시키는 이슈다.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는 오는 16·17일 전문가협의회를 열어 주요쟁점에 대한 개편 시
4~5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가 결정되면 400명의 '시민참여단'이 토론 등 숙의 과정을 거쳐 설문을 진행한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할 것으로 밝힌만큼 시민참여단의 의견은 사실상 대입 개편의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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