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올 하반기 유망종목으로 실적 성장을 이어나가는 기업을 추천했다. 증시 대내외에 다양한 변수가 등장하자 결국 수익을 내는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미다. 대표적 증시 주도주인 IT업종과 증시 상승의 수혜가 기대되는 증권업종, 그 외 산업재와 중국 관련주가 '톱픽'으로 꼽혔다.
◆ 하반기도 빛나는 실적…IT·증권업종
미래에셋대우는 하반기 유망 종목으로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를 제시했다.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에도 디램에 대한 높은 수요가 하반기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이후 조정기에 접어들었으나 하반기 들어 안정세를 찾아간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부문의 수익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어,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부품으로 들어가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판매 증가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MLCC에 대한 수요가 3분기까지는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SK하이닉스에 주목했다. 주요 제품인 D램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을 대상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가격대가 형성된 점이 호재다.
SK하이닉스는 또 2분기 들어 고부가가치 기업용(Enterprise) SSD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업계 최고 적층 4세대(72단) 3D 낸드를 사용하는 기술력을 적용한다고 알려졌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기업용 SSD 매출 비중이 전체 SSD 낸드플래시의 절반 수준까지 확대돼, 낸드플래시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업종의 실적 전망도 밝다. 증시 호황이란 훈풍을 타고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안정적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의미다.
신한금융투자는 특히 메리츠종금증권의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부동산 금융을 기반으로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1034억원 기록,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둔 점이 매력적이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부동산신탁회사 신규 진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하면서 정책 수혜도 기대된다. 종금업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를 통해, 5000억원 이상의 대형 딜에 참여할 수 있는 경쟁력 덕분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중기적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재·중국소비주, 하반기엔 실적 '환골탈태'
신한금융투자는 현대미포조선과 포스코를 주요 투자 종목으로 추천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석유와 LPG의 수급이 개선돼 운반선의 발주가 늘어났다는 점이 호재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달 중동 선사에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을 1척 당 4200만 달러에 수주했다. 이는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서 집계한 MR(Medium Range)탱커 선가인 3530만 달러보다 18% 이상 높았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수주잔고가 증가세에 있고 중소형 조선사 구조조정으로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스코의 경우,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이 긍정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가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 한 후 성장 국면에 진입했고, 베트남 봉형강공장은 적자폭을 줄였다.
미래에셋대우는 롯데케미칼에 주목했다. 롯데케미칼은 주력제품 모노에틸렌글리콜 가격은 이달 초 기준 3월 저점보다 17% 뛰었다. 합성고무의 원료인 뷰타다이엔 가격도 같은 기준으로 10% 상승했다. 주력 제품의 우호적 수급 상황이 실적을 이끌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중국소비재도 반등의 기미를 나타났다.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로 꼽히는 호텔신라는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덕분에 시내면세점 고성장세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한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베이징, 산둥에 이어 우한, 충칭 지역 중국인들의 단체 관광을 허용한 효과도 나타날 전망이다.
오리온은 중국에서 신제품을 내놓고 판매 채널을 조정해 하반기 들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 오리온 중국 법인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89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오리온 중국 법인의 대표 브랜드인 '초코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오리온은 기존 대형 제품으로는 한한령 이전의 매출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꼬북칩, 혼다칩 등 20개 이상의 제품을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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