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분할·합병 안건에 대해 국내 3대 의결권자문사들이 일제히 반대를 권고했지만 제기한 문제는 각각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스틴베스트는 '분할비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반면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분할 절차상의 오류'를 비판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은 '합병 시너지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주총 안건 반대의 이유로 제시했다.
20일 매일경제신문은 최근 CGS,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서스틴베스트가 오는 29일 열릴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처리될 안건에 대해 주주들에게 반대를 권고한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현대모비스를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으로 분할한 다음 모듈·AS부품 사업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는 안건이다.
우선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과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 글래스루이스가 일제히 지적한 '분할·합병비율'에 대해선 국내 세 기관의 입장이 크게 달랐다. 우선 서스틴베스트는 "분할·합병의 비율과 목적 모두 현대모비스 주주 관점에선 설득력이 없다"며 "모비스 존속 부문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분할 부문 PER의 2배에 달하는데, 이는 분할 부문이 과소평가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측은 "분할비율은 산정과정에서 법적으로 위반한 사안은 없다"며 "회계법인을 통해 정해진 수치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CGS도 분할·합병비율은 문제를 삼지 않았다.
그러나 분할 후 합병과정에선 대신지배구조연구소와 CGS도 현대모비스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분할 후 생기는 비상장사는 시장에서 공정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 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게 되는 것"이라며 "최소한 주주들에겐 비상장 분할회사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전달됐어야 했다"고 했다. CGS 역시 "현대모비스 입장에선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번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목적으로 순환출자고리와 일감 몰아주기 해소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세 의결권 자문사들은 의견 차가 있었다.
CGS는 "기업집단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서스틴베스트는 "분할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절차지만 합병은 지배구조 개선에 영향이 없다"고 전했다. 반면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기존 순환출자가 해소되고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있었던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최대주주 등이 매각함에 따라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며 "지배구조 개편 효과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민연금 측 결정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지분 48.6%를 보유한 외국
[윤진호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