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개발 호재에 고척동 내 마지막 재개발 예정구역으로 남아 있던 고척4구역이 정비구역 지정 신청 10년 만에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일정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향후 5년 뒤 최고 25층 아파트 1000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5일 서울시와 구로구청 등에 따르면 구로구 고척동 148 일대 고척4구역(대지면적 3만3683㎡) 재개발 정비사업 안건이 지난달 27일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앞서 지난 1월 23일 어린이집 일조 문제 해결을 위한 위치 변경이 조건부로 가결됐고, 조합에서 이를 정비계획에 반영해 최종 통과한 것이다.
고척4구역 재개발은 2008년 주민들이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업 추진이 미뤄지다 201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2016년에서야 조합 설립이 마무리됐다. 정비구역 지정 신청 10년 만의 건축심의 통과로 이제 재개발 사업은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을 향해 달리게 됐다. 앞서 고척1·2·3구역은 금융위기 전에 사업을 시작해 2010년 이전에 대부분 개발이 마무리됐다.
박경순 고척4구역 조합장은 "상반기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하고 하반기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리처분인가 획득과 이주·철거 등을 고려해 완공은 2022년을 목표로 한다. 구역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지상 최고 25층 아파트 983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 지역은 제3종일반주거 및 준공업지역으로 용적률은 270%, 건폐율은 21.7%다.
고척4구역은 옛 서울남부교정시설(영등포교도소·구치소)의 대각선 맞은편에 위치해 있어 과거에는 선호하지 않는 주거지역이었다. 교정시설은 2011년 옆 동네인 천왕동으로 이전했지만 5년 넘게 그대로 방치되면서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고척동 평균 아파트값 상승률은 6.2%로 서울 평균(11.7%)은 물론 구로구 평균(7.8%)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최근 철거가 마무리된 옛 교정시설 용지에는 최고 45층 6개동의 주상복합 건물과 최고 35층 5개동의 민간임대 아파트 2205가구(고척아이파크)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분위기는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오는 5월 공급을 앞두고 있는 고척아이파크는 대형 쇼핑몰과 스트리트형 상가 등이 함께 들어서는 원스톱 단지로 구성될 예정이다.
부동산업계 재개발 전문가는 "고척4구역은 준공업지역이 포함돼 사업성이 상당히 높은 재개발지로 파악된다"면서 "가격만 너무 높지 않으면 조합원 분양권이나 일반분양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구로구 전체로 주변 지역을 좀 더 확대해 살펴봐도 개발 호재가 풍부하다. 구로구 숙원사업이었던 구로철도차량기지의 광명시 이전이 2016년 12월 기획재정부의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기지 주변 슬럼화 문제로 2005년 수도권발전종합대책에 따라 이전이 결정된 지 11년 만이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현재 기지 이전을 위한 기본계획을 이르면 올해 말 고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도기지 이전이 최종 확정되면 중장기적으로 일대 대규모 개발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2015년 말 고척스카이돔이 개장하면서 인근 상권이 크게 활성화된 것도 구로구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평가된다. 인근 부동산중개소에 따르면 고척돔 개장 이전에만 해도 주인을 찾지 못해 넘쳐났던 주변 상가 매물이 돔구장이 문을 연 이후로 거의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불편한 대중교통 여건 등은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고척동의 한 부동산중개소 대표는 "위쪽으로는 2호선 양천구청역과 신정네거리역, 아래로는 1호선 개봉역과 구일역이
고척동 일대 새로 공급되는 주택들이 대부분 일반분양이 아닌 기업형 임대주택이란 점이 집값 상승에 악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